햇살의 따스한 기운으로 꽃망울과 나무의 눈들이 열려, 그 안에 감춰졌던 아름다움이 활짝 펼쳐졌습니다. 그처럼 하느님의 빛과 따스한 사랑이 여러분의 마음과 영혼을 열어주시기를, 그리하여 우리 각자가 지닌 아름다움과 기쁨과 행복이 활짝 펼쳐지길 기도합니다.
맑고 밝은 오월의 날씨는 세상으로 나와 기쁨을 얻으라고 우리에게 손짓하는 것 같습니다. 이에 많은 이들이 세상에 나가 그 안에서 나름의 기쁨을 발견하곤 합니다. 그런데 그 기쁨이 또 막상 그렇게 만족스럽지만은 못합니다. 이 때문에 다른 것들로 그러한 불만족을 채우고자 합니다. 그러면 채워지는 부분이 있고 또 그렇지 못한 부분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다른 것을 찾게 됩니다. 이를 반복하다 보면, 계속 채워지지 않는 부분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때부터 우리의 행동은 각자의 성향에 따라 갈라지게 되는데, 곧 그 빈자리를 채우고자 더 강박적으로 행동하거나 채워지지 않는 현실에 비관하며 무력해지는 것입니다. 이런 모습들은 좋지 않습니다. 얻게 된 강박 또는 무력감으로 인해 점점 기쁨의 맛과 기쁨이 주는 생동감을 느끼지 못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들과 달리, 어느 편으로 기울지 않고 적당히 중용을 지키며 생활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도 마냥 좋다고 말해질 수는 없습니다. 조금 늦을 뿐, 다른 이들과 같은 결과를 얻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는 우리가 늘 한결 같을 수 없으며, 채워지지 않은 우리 안의 빈자리가 삐걱거림을 만들어 결국은 다른 것들을 무너지게 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현실은 우리의 시선을 화려한 세상에서 다른 곳으로 돌려야 함을 깨닫게 합니다. 그곳은 어디일까요? 이러한 물음을 갖는 우리를 위해 오메트르 성인은 다음의 말을 남겨주셨습니다. ‘오로지 하느님만이 인간의 마음을 완벽하게 이해하실 수 있으며, 따라서 오로지 하느님만이 인간을 행복하게 해주는 기쁨을 인간의 마음에 주실 수 있습니다.’ 오메트르 성인은 인간이 기쁨을 얻게 되는 여러 방법과 기회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들로 얻게 되는 기쁨 중의 대부분이 너무나 쉽게 부서지고 망가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세상으로부터 얻는 기쁨은 결국은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또한 유혹에 빠진 마음과 응답에 대한 주저함이 우리에게서 진짜 기쁨은 물론, 기쁨을 느낄 수 있는 능력까지도 잃게 하고 있음을 간파하였습니다. 오메트르 성인은 이러한 깨달음들 안에서 오직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기쁨, 하느님의 말씀이 이루어진 기쁨만이 우리 안에 길이 머물고 우리의 온 삶을 지탱해준다는 것을 체험하고 확신하게 됩니다. 그래서 성인은 우리를 잘 아시고 우리에게 모든 것을 남김없이 주실 수 있는 하느님의 부르심에 기뻐하고 그분께 응답하기를 주저하지 말 것을 요구합니다. 이와 함께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꼭 맞는 기쁨, 아니 차고 넘치는 놀라움을 가져다주실 것이라고 약속하며, 우리의 믿음과 용기를 북돋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오메트르 성인의 이러한 초대에 따라, 성실하게 하느님을 찾고 그분께 자신을 맡길 수 있도록 했으면 합니다. 우리는 아는 것만 청하게 되지만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모르는 것까지 주시기 때문입니다. 또한 우리는 자신을 온전히 채워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하느님께서는 우리 자신을 온전히 채울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아시고 또 그것을 한량없이 베푸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느님을 찾고 그분께 자신을 맡기는 사람은 그분을 통해 채워지지 않는 것들을 채우게 되며, 그분의 존재를 통해 변해가는 모든 것들을 지켜 영원하게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따라야 할 것은 우리 마음의 빈자리를 알게 할 뿐인 세상의 손짓이 아니라 우리의 모든 것을 채워 완전하게 하는 하느님과 그분의 말씀입니다. 그러니 마음을 돌려 우리를 완벽하게 이해하시고 또 우리에게 충만한 기쁨과 행복을 주실 수 있는 분을 찾고 믿음을 굳건히 하며 그분의 부르심에 충실히 응답합시다. 그리하여 자신에게 하느님께서 주시는, 또 하느님을 통해 완벽해진 참된 삶과 기쁨과 행복이 펼쳐지게 합시다.
벌써 오월... 시간은 야속하게 흘러만 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정신을 차리고 마음을 굳건히 하여 믿음으로 다시 눈을 뜨고 진리를 바라본다면, 우리 자신이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충만함과 기쁨에 더 가까이 가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또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오메트르 성인처럼, 또 우리의 어머니 성모님처럼 하느님의 초대에 기꺼이 응답하며, 놀라운 기쁨과 행복을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하느님께로 마음을 정하여 흔들리지도, 주저하지도 말고 그분의 부르심에 충실히 응답합시다. 이를 통해 우리의 입에서는 야속함과 덧없음 대신 기쁨과 감사만 흘러나오게 될 것입니다. 또 행복하십시오.
손골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