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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근성지 신부님 글

양근성지에서 온 편지 2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02-01 조회수 : 278

+ 하느님은 순례자이십니다.

양근성지 후원 가족 모두에게 2월 인사 올립니다. 또다시 맞이하는 2월 한 달 주님 안에서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기도드립니다. 무엇보다도 ‘코로나 19’로부터 양근성지 후원 가족 모두 하느님께서 지켜 주시고 보호해 주시길 청합니다. 

지난 1월, 참 벅찬 날이 많았습니다. 1월 초에 양평역 후문 양근 관아의 순교자들을 기념하는 표지 작품을 설치했습니다. 1월 29일에는 무려 19년 동안 양근성지와 순교지를 묵묵히 바라보시며 십자가에 매달렸던 예수님상이 노후하고, 부식되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유명한 예수님상 닮은 부활 예수님상으로 교체했습니다. 성모님 상과도 잘 어울리고 아마도 양평의 명물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고 1월 31일은 제가 신부 된 지 꼭 25년 되는 은경축 이었습니다. 크지는 않지만 지인과 가족들과 함께 감사를 드렸습니다. 

지난 25년 간의 사제의 삶을 살 수 있었던 건 부족 함에도 불구하고 끊임 없는 기도와 지지를 보내주신 분들이 계셨기 때문이고, 무엇보다도 하느님이 늘 함께하셨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하느님은 모두이고 전부입니다. 가장 인간적인 것이 가장 하느님 적인 것 임을 느낍니다. 안식일의 주인은 사람의 아들이라고 외치는 예수님의 말씀을 통해 하느님은 천상 높은 곳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잘 잘못에 따라 벌주고 심판하는 분이 아니라 우리의 삶 한가운데 계시는 분이며, 우리가 힘들거나 지칠 때 또 즐겁고 기쁠 때 언제나 우리와 동행 하시는 순례자 하느님입니다. 

우리가 순례자 하느님을 느끼기 위해서는 조용히 눈을 감고 지나온 나의 삶을 돌이켜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떠날지언정 하느님은 우리 곁을 단 한 번도 떠나지 않으신 순례자 하느님입니다. 전례력으로 1월은 성탄 시기에서 연중시기로 바뀌는 시점입니다. 성탄 시기는 아기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오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본받아 잃어버린 순수함을 찾는 때입니다. 이와는 달리 연중시기는 매시간, 매 순간 반복되는 일상의 삶과 늘 만나는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 주님을 발견하는 시기입니다. 

예수님은 나이 30에 세례를 받으시고 공적 활동을 하십니다. 예수님께서 공적인 활동을 하시며 첫 번째로 하신 말씀은 바로 ‘회개’입니다. 회개는 회와 게를 먹는 것이 아니라 왼편의 삶을 살았으면 오른편을, 오른편의 삶을 살았으면 왼편의 삶을 사는 것이고, 직진을 했으면 유턴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회개는 우리의 의식을 바꾸는 것입니다. 우리의 의식이 바뀔 때 진정한 내면의 혁명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인간이 육체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의학과 과학을 발전시키고, 마음에 대한 연구를 통해 철학과 심리학을 발전시키고, 종교적인 삶을 통해 우리의 의식, 우리의 내면을 고양 시키고, 진보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신앙생활 열심히 하여 몸과 마음, 안과 밖, 물질과 정신의 조화와 균형을 유지하는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공생활을 시작하시며 처음으로 가나 혼인잔치 에서 물을 포도주로 바꾸십니다. 참 아름다운 기적 이야기입니다. 물에는 아무런 색깔과 맛과 향기가 없지만 포도주에는 포도주만의 맛과 색깔과 향기가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고, 남과 비교하지 말며, 누구의 지시와 통제도 없는 자기만의 맛과 색깔과 향기가 나는 삶을 살기를 원하십니다. 

다양하다는 것은 아름다운 것이며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입니다. 자기 만의 삶을 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을 신뢰하고 하느님을 신뢰해야 할 것입니다. 

1년 365일 중 제일 짧은 달이지만 알차고, 자기만의 삶이 무엇인지 고민하며 인생 목표를 설정하고, 예수님처럼 자유로운 삶을 사셨으면 합니다. 

오늘 저녁 성무일도 성경 소구가 마음에 와닿습니다.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모두 겸손의 옷을 입고 서로 섬기십시오. 하느님께서는 교만한 자를 물리치시고 겸손한 사람에게 은총을 베푸십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스스로 낮추어 하느님의 권능에 복종하십시오. 때가 이르면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높여 주실 것입니다. 여러분의 온갖 근심 걱정을 송두리째 하느님께 맡기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여러분을 돌보십니다.” (베드로 전서 5장 5절-7절)



2022년 2월 순례자 하느님과 함께. 

양근성지 전담 권일수 요셉 신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