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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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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5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조회수 : 149
  • |추천수 : 0
  • |2020-02-25 오전 9:38:05

2월 25일 [연중 제7주간 화요일] 

혹시 우리도 말로만 제자, 무늬만 제자는 아닌가요? 
 
오늘 예수님께서는 두 번째 수난 예고를 하십니다.
두 번째 수난 예고는 첫 번째 수난 예고와 비슷하지만, 사람의 아들은 유다 지도자들로부터 배척받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손에 넘겨져 그들 손에 죽을 것”(마르코 복음 9장 31절)이라는 것이
두드러진 차이점입니다. 
 
두 번째 수난 예고에서 특징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제자단의 반응입니다.
그들은 스승님의 수난과 부활에 대한 예고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을 뿐 아니라, 그에 대해 질문하는 것조차 두려워하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제자들은 예수님의 수난 예고가 그간 자신들이 꿈꿔왔고 상상해왔던 길이 아니었기에 때문에 일부러 부정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예수님께서 추구하고 있는 왕국과 제자들이 기대하고 있는 왕국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강이 하나 자리잡고 있었던 것입니다. 
 
제자들이 보이고 있는 극단적 미성숙과 스승님의 정체와 사명에 대한 몰이해는 점점 커져만 갑니다. 카파르나움에 위치한 베드로와 안드레아의 집에 도착했을 때,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묻습니다. 
 
“너희는 길에서 무슨 일로 논쟁을 하였느냐?”
앞서 걸으시던 예수님께서 뒤따라오던 제자단 분위기를 눈치 채셨던 것입니다.
계속 티격태격하며 뒤따라오던 제자들의 대화를 가만히 들어보니, 예수님 당신 얼굴이 다 화끈 거릴 정도였습니다. 
 
제자들은 부끄럽게도 누가 제일 높은 사람인가 하는 문제로 길에서 한바탕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한 마디로 그들은 노상에서 서열다툼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제자들은 주님과 동고동락하고 있었지만 아직도 주님과 멀리 떨어져 있었습니다.
제자들은 부지런히 스승님을 따라가고 있었지만, 허깨비같은 몸만 따라가고 있었습니다.
정신과 영혼을 전혀 따라가고 있지 않았습니다.
말로만 제자, 무늬만 제자였던 것입니다. 
 
수난과 죽음을 앞두고 마음이 심란해지신 예수님이신데, 그래서 이미 두 번씩이나 제자들에게 수난 예고를 하셨는데, 그렇다면 스승님이 걸어가실 그 길이 어떤 길인지에 대해 함께 진지하고 숙고하고 고민할 법도 한데, 제자들은 스승님의 수난에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일말의 양심이 있는 제자라면 스승님이 겪고 계신 고뇌에 조금이라도 참여하기 위해 노력 할 텐데, 그래서 스승님을 따뜻한 말로라도 위로해드리고자 노력 할 텐데, 제자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저 누가 큰 사람인가? 스승님의 나라가 서면 누가 오른쪽 왼쪽에 앉을 것인가에만 관심이 가득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아직도 갈 길이 까마득한 제자들에게 다시 한번 절대로 굽힐 수 없으며, 어쩔 수 없는 당신의 운명과 사명, 핵심 사상에 대해서 가르치십니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
(마르코 복음 9장 35절) 
 
이스라엘 구원사 안에서 가장 탁월한 지도자로 손꼽히는 인물은 모세였습니다.
그런데 그가 지니고 있던 가장 두드러진 덕행은 겸손이었습니다.
지도자들이 가장 먼저 갖춰야할 기본적인 덕행은 바로 겸손입니다.
겸손의 덕을 상실한 지도자는 이미 모든 것을 잃은 사람입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지도자들이 예수님의 권고 말씀에 귀를 바짝 기울였으면 좋겠습니다.
선거 전에는 겸손도 그런 겸손이 없습니다.
국민의 충복이 되겠다고 90도로 고개 숙이고, 큰절 까지 마다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선거만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국민들을 깔보고 우습게 여깁니다. 
 
어떤 사람이 진정 겸손한 지도자며 국민을 섬기는 종인지?
어떤 사람이 틈만 나면 양들을 잡아 양꼬치 파티를 벌이는 삯꾼이요 사기꾼인지 유심히 바라봐야겠습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