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수원교구 - 참여마당
  • 교구안내
  • 알림마당
  • 참여마당
  • 간행물
  • 인터넷방송
  • 로그인회원가입
  • 참여마당
  • 오늘의 묵상
  • 성경이어쓰기
  • 상담게시판
  • 자유로운글
  • 홈페이지 운영자에게
  • 앨범게시판

오늘의 묵상

  • HOME > 참여마당 > 오늘의 묵상

12월 29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조회수 : 184
  • |추천수 : 0
  • |2019-12-29 오전 8:15:21

12월 29일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 성가정의 비결 > 

아무도 없는 바닷가, 야트막한 야산에서 노숙하던 모녀 견공들을 수도공동체로 모셔 온지도 벌써 몇 주가 지났습니다.  
 
수사님들의 지극정성으로 녀석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한 식구처럼 편안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다만 노숙하던 중 어떤 큰 녀석에게 제대로 물렸는지 어미는 하반신 마비가 왔습니다.
다행히도 참으로 고마운 분들의 도움에 힘입어 한 종합병원에 입원해서 열심히 재활치료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버려진 녀석들, 오랜 야생 생활로 인해 심하게 다치고 병든 녀석들을 마치 자식처럼 지극정성으로 챙기고 치료하시는 모습에서 참으로 큰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뿐만 아니라 치료 후 입양할 사람들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는 모습에서 여러 가지로 성찰을 하게 됩니다.

오늘날 우리 대한민국의 가정 내부를 유심히 들여다봅니다. 
가족구성원 서로를 향한 정성과 애정이 점점 식어만 갑니다. 
구성원간의 관계가 점점 최소화되어갑니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바라보고 있으면 참으로 안타깝기 짝이 없습니다. 
말이 가정이지 그저 잠만 자다 뛰쳐나가는 여인숙에 지나지 않은 가정이 많습니다. 
마치 고립된 섬들처럼 구성원들 사이에서 전혀 대화나 소통이 없는 가정이 부지기수입니다.

한때 오순도순, 애지중지 죽고 못 살던 가족공동체였는데, 유산 분배과정에서 남남보다 못한 인연이 되어버립니다.  
 
잘 나갈 때, 고액연봉자 때, 건강할 때는 그리도 다정다감하고 깍듯하더니만, 내려오니, 실직하니, 중병 드니, 순식간에 찬밥 신세, 뒷방신세로 전락해버립니다.

데려온 어미가 여기저기 상처입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바라본 딸 녀석이 안타까웠던지 상처부위를 지극정성으로 핥아주는 모습에서 모 인간들보다 훨씬 더 낫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습니다.

우리 모두에게 선물로 주신 권고 ‘사랑의 기쁨’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이렇게 강조하고 계십니다.  
 
“모든 가정은 친교와 기도의 자리, 복음의 참된 학교, 작은 가정 교회입니다.”

교황님께서는 현대의 가정이 안고 있는 도전과 상처들을 유심히 바라보시면서 가정 교회 건설을 위해 구성원 각자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를 자세하게 가르치십니다.  
 
구성원 상호간의 사랑과 친절, 인내와 용서, 존경과 예의, 배려와 너그러움...

저는 ‘사랑의 기쁨’을 다 읽고 나서 깨달음을 한 가지 얻었습니다. 
우리가 모두 꿈꾸는 나자렛의 성가정은 절대로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누구나 염원하는 잉꼬부부, 벽난로같이 따뜻한 가정, 언제나 달려가고 싶은 고향 같은 집은 무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가족 구성원 각자의 불굴을 노력, 끝없는 자비의 실천, 그 결과가 성가정(聖家庭)이라는 것입니다.

어느덧 한해의 끝자락에 와 있습니다. 
주님께서 여러분들의 가정을 축복하시고 각 가정이 사랑과 친교의 학교, 주님께서 중심에 자리하시는 작은 교회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지난 한 해 동안 한 울타리 안에서 동고동락하면서 어쩔 수 없이 빚어진 모든 상처와 아픔들을 아기 예수님 앞에 모두 봉헌하시고 다시 한 번 서로를 새롭게 받아들이고 새 출발하는 연말연시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