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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기울임|

  • 홍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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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천수 : 0
  • |2019-02-02 오후 2:15:14

수원주보 2019년 2월 3일자 4면  생태에세이


귀 기울임


   성경에 등장하는 의인들의 공통점을 하나 꼽으라면 저는 “귀 기울임”을 이야기합니다. 노아가 그러했고, 아브라함과 모세와 수많은 예언자들, 그리고 마리아가 하느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인 사람들이었습니다.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기 전에 이미 그들은 그 음성에 귀를 기울였고, 그 순간부터 하느님의 사람이었습니다. 이들은 하느님과의 친교를 통해 하느님과 함께 바라보고, 함께 느꼈습니다.


   성경은 이들을 통한 변화와 쇄신이 창조주가 자연 안에 이루어 놓으신 섭리를 회복하고 존중하는 것을 통해 드러난다고 설명합니다. 6일을 일하시고 7일째 쉬셨던 하느님의 뜻대로, ‘안식법’은 6년을 경작하고 7년째는 땅을 쉬게 하였습니다. 이것이 일곱 번 반복되고 난 후 다음 해인 50년째는 용서와 해방을 선포하는 희년을 거행하도록 하였습니다. 이 안식법에는 인간과 땅으로 대변되는 자연과의 관계에 균형과 공정을 보장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찬미받으소서. 71). “너희 땅의 수확을 거두어들일 때, 밭 구석까지 모조리 거두어들여서는 안된다....가난한 이와 이방인을 위하여 남겨 두어야 한다”(레위 19,9-10)

   그러므로 교회는 그 활동으로 자연보호의 의무를 상기시켜 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인류가 자멸하지 않도록 보호할”(진리 안의 사랑. 51) 의무가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현재 일어나는 기상 이변과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을 통해 자연의 가치와 취약함을 깨닫는 동시에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능력을 깨닫는다면, 기술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고 끝없이 발전할 것이라는 근거 없는 신화를 깨뜨릴 수 있습니다(찬미받으소서. 78).


   수많은 예언자는 우리에게,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을 다시 바라보라고 권합니다. 우리를 당신의 협력자로 부르신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저지른 악행에서도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시기 때문입니다. 인류가 처한 현재의 위험한 상황은 하느님께 귀 기울이지 않고, 과학과 기술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 줄 것이라 여긴 ‘우상 숭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자연과 이웃을 통해 건네는 하느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한다면, 이 세상에서 악이나 위험 또는 고통의 원천으로 여기는 많은 것은 사실 우리가 창조주와 협력하도록 이끄는 출산의 고통이 될 것(가톨릭 교리서. 310)이라고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우리를 일깨워 주십니다.

주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들어보십시오. ‘귀 기울임’이 생명으로 나아가는 시작이 될 것입니다.


글. 양기석 스테파노 신부(교구 환경위원장·지동 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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