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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0년째 한국화풍의 성화를 그려온 심순화 화백|

  • 홍보실(hongbo)
  • |조회수 : 162
  • |추천수 : 0
  • |2020-05-13 오전 9:36:01

 

 

▲ 심순화 작 ‘라뿌니’, 2018년. 심 화백이 손목 수술을 받고 시련을 이겨낸 후 그린 작품으로

마리아 막달레나가 주님의 빈 무덤 앞에서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만나는 장면을 담고 있다

 


새들은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 집을 짓는다고 한다. 그래야 무너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시련으로 담금질한 삶은 비록 질그릇같이 투박하지만 아름답다. 순탄한 인생은 쉬이 고비에 좌절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회에도 ‘고통 없이 영광 없고, 죽음 없이 부활 없다’는 말이 전해온다.

20년째 한국화풍의 성화를 그려온 심순화(가타리나) 화백에게도 뜻하지 않은 시련이 닥쳤다. 4년 전, 오른 손목뼈와 관절이 부러져 붓을 놓아야만 했다. 재활과정에서 고통의 영성을 깨달은 그는 다치기 전보다 더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어두운 밤 같은 고통에서 벗어난 심씨를 만났다.


서울 용산에 있는 당고개순교성지 하늘정원은 어머니의 품처럼 평화롭고 아늑했다. 넓게 깔린 푸른 잔디와 고풍스러운 한옥이 영혼의 샘터같이 평온하다. 심 화백은 한옥 툇마루에 앉아 고요를 즐기고 있었다. 그는 해마다 주님 부활 대축일 성화를 담은 도록을 부활 선물로 건넸다. 그의 그림은 친근했다. 갓 쓰고 흰 두루마기를 입은 주님과 고운 한복 차림인 성모 마리아 등. 성경 속 인물들이 한국 전래 동화에 주인공으로 나올법한 모습으로 그려졌다.

“저는 어린이들을 무척 좋아해요. 성화 작업도 어린이들이 신앙을 더 친숙하게 받아들이게 하려고 시작했죠. 그래서 우리와 같은 모습으로 그렸어요. 성모님을 보세요. 따뜻하고 선한 우리 어머니들을 닮았죠.”

그의 그림 배경색은 대부분 밝고 환한 노란빛이다. 하느님의 빛, 희망의 색이다. 단아하고 따스한 그의 성화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베네딕토 16세 교황과 프란치스코 교황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그림을 인연으로 두 교황을 알현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성미술 화가로 사는 삶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2016년 4월 겪은 사고로 전환점을 맞았다. 의정부교구의 한 성지에서 야외 작업을 하던 때다. 오랜 시간 의자에 올라 담벼락에 문양을 그리다 지친 터였다. 의자에서 내려오다 그만 발을 헛디디고 말았다. 떨어지며 손으로 땅을 짚는 순간, 손목뼈와 관절이 으스러졌다.

태어나서 처음 느끼는 강렬한 고통이 팔을 휘감았다. 하필 다친 손목이 오른쪽이었다. 고통에 신음하며 병원에 실려가던 중 불안과 절망이 엄습했다. ‘다시는 그림을 못 그리게 되는 걸까?’ 불현듯 그해 1월에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이 의뢰한 성모화가 떠올랐다. 독일 뮌스터슈바르작수도원 설립 1200주년 기념 선물이었다. 죄송함과 자책감에 가슴이 아려왔다.

수술 후 손목에는 뼈를 고정하기 위한 나사못 5개가 박혔다. 못 자국을 보니 문득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님이 떠올랐다. 손목에서 시작된 통증은 팔을 타고 몸 전체로 퍼졌다. 그는 고통에 몸부림치며 자비의 기도를 간절히 바쳤다. 그러던 중 비로소 깨달았다. 지금 나도 이렇게 아픈데, 십자가에 못 박힌 주님의 고통은 감히 상상조차 못 하겠구나. 그토록 그분이 우리 인간을 사랑하셨구나.

“사실 다치기 전에는 예수님께서 고통스러워하거나 피 흘리는 모습을 별로 그리고 싶지 않았어요. 사실 그릴 수가 없었다는 게 맞을 것 같아요. 내가 느껴보지 못했으니, 그 고통을 그릴 자신이 없었던 거죠.”

사고로 성화에 대한 그의 열망은 시커멓게 퉁퉁 부은 손목 앞에 차갑게 식었다. 몸 일부가 아니라 멋대로 갖다 붙여놓은 막대기인 듯, 팔은 감각이 없었다. 제구실을 못 하는 오른손이 야속하기만 했다. 붓을 잡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러나 독일 수도원에 보낼 성모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약속을 지키고 싶다. 그런데 이 손으로 과연 해낼 수 있을까. 난생처음 왼손으로 선 긋는 연습을 시작했지만 녹록지 않았다. 완치까지 5개월은 더 남은 시점. 다시 오른손에 기대를 걸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성모 마리아께 청했다. 제 손은 몽당연필이 됐으니 성모님이 손을 잡고 함께 그려달라고. 움직이지 않는 손가락 위에 살짝 걸친 붓은 힘없이 떨어지기 일쑤였다. 붓질한 지 5분 만에 기진해 쓰러질 때도 잦았다. 그때마다 찢어질 듯한 통증에 온몸이 떨렸다. 속에서는 울음이 올라왔다. 과연 이 고통의 끝이 올까. 매일 밤 엎드려 주님과 성모님께 기도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여기서 못 해내면 더는 그림을 그릴 수 없다는 생각으로 힘을 짜내 그렸습니다. 그리하니 평소 속도대로라면 두세 달 걸렸을 작업을 다친 손으로 한 달여 만에 완성할 수 있었어요. 가로 130cm, 세로 160cm가 넘는 작품을 말이죠.”

이렇게 완성된 ‘자비의 모후화’는 심 화백에게 다시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줬다. 기적이자 부활이었다. 기쁨에 찬 심 화백은 가장 먼저 죽음을 이겨낸 주님 부활을 화폭에 담았다. 마리아수도회가 의뢰한 ‘성모님의 생애’ 연작 중 하나다. 제목은 ‘라뿌니’. 마리아 막달레나가 주님의 빈 무덤 앞에서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만나는 장면이다. 손바닥 상처를 내보이며 인자하게 웃는 주님 얼굴은 “네 고통을 나도 안다”라고 말하는 듯하다. 성녀는 그에 화답하듯 미소를 지으며 스승을 그윽이 바라본다. 그 모습에 심 화백이 겹쳐 보이는 것은 우연일까.

“피 흘리는 그 모습이 이제 무섭기는커녕 친근감 있게 다가왔어요. 비로소 예수님의 상처를 제대로 바라볼 수 있게, 그분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된 거죠.”

다시 붓을 든 그는 더 기쁘고 편하게 성화를 그려냈다. 고통을 겪는, 고통을 이겨낸 주님을 그릴 때가 특히 좋았다. 그분과 가장 가깝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고통을 이겨낸 그의 작품에 담긴 맛과 향은 더 진해졌다. 완치된 2017년 ‘고통이 빛이 되어’를 주제로 성화전을 열어 큰 호응을 얻었다. 올해 들어 수원교구 주보에 연재하는 성화도 인기가 많다. 따로 작품을 사고 싶다는 요청도 온다.

“지금은 그림을 그리는 것 자체만으로 행복해요. 다치고 나선 잘 그려야 한다는 욕심을 버렸거든요. 그래서 부담감 없이 그냥 자유롭게, 그리고 싶은 대로 그려요. 돌이켜보니 예수님이 당신을 보라고, 조금 더 가깝게 느끼라고 잠시나마 고통을 주신 것 같습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출처 : 가톨릭평화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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