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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2월 19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02-19 조회수 : 519

복음: 마태 25,31-46 
 
우리는 과연 어느 쪽입니까? 왼쪽입니까? 오른쪽입니까? 
 
 
마지막 날에 전혀 다른 두 부류의 동물인 양과 염소를 갈라놓듯이, 모든 사람을 갈라놓겠다는 예수님 말씀, 언뜻 들으면, 꽤 두렵고 섬뜩하게 들립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니 예수님의 말씀을 절대 협박성 말씀이 아닙니다.
오히려 당신 양떼를 향한 사랑과 연민이 가득 담긴 격려의 말씀입니다.
달릴 곳을 열심히 달린 사람들을 향해서는 위로와 칭찬의 말씀이기도 합니다. 
 
“사람의 아들이 영광에 싸여 모든 천사와 함께 오면, 자기의 영광스러운 옥좌에 앉을 것이다.” 
 
이 땅에 강생하신 메시아께서 최초로 보여주신 모습은 아주 작은 아기의 모습이었습니다.
지상 생활 동안 보여주신 모습은 사랑으로 가득한 목자의 모습이었습니다.
마지막 날 그분께서는 위엄과 영광으로 가득한 만왕의 왕의 모습으로 당신 왕좌에 좌정하십니다. 
 
목자로서 살아가실 때 예수님께서는 길잃은 양들을 불러 모으려고 백방으로 노력하셨습니다.
그분의 외침 앞에 어떤 사람들은 기쁘게 호응하였지만, 어떤 사람들은 콧방귀도 뀌지 않고 무시했습니다. 
 
이제 예수님께서는 권능과 심판을 행사하시는 온 누리의 임금이신 그리스도 왕이십니다.
이제 그분은 쇠 지팡이로 모든 민족을 다스릴 것입니다.
커다란 쇠뭉치가 달린 긴 지팡이로 목자께서는 세상 모든 사람을 양과 염소를 갈라놓듯이
두 편으로 갈라 세우실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만왕의 왕이신 예수님께서 양과 염소를 갈라놓은 기준이 과연 무엇인가를
눈여겨봐야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곧바로 아주 쉽고 구체적으로 설명하십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세상 속 굶주리고 목마른 이들, 헐벗고 떠도는 이들, 병들고 갇힌 이들을 기꺼이 형제로 받아들이고, 그들을 위한 구체적인 나눔을 실천한 사람들은 예수님의 오른쪽에 앉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왼쪽에 앉을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백번 천번 기억해야 할 진리 하나가 있습니다.
종말에 가서는 이 세상 사는 동안 우리가 실천한 이웃 사랑이 맏형이신 그리스도를 향한 사랑이라는 것이 명백해질 것이라는 것입니다. 
 
따져보니 오늘 우리가 별것 아니라고 여기는 작은 사랑의 실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작은 친절과 봉사가 결코 작은 것이 아니라, 엄청난 것이 분명합니다. 
 
오늘 우리가 내면에 간직하고 있는 거룩하고 깊은 믿음이 이웃 사랑의 실천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그 믿음은 울리는 종과 같이 허망한 것일 뿐입니다. 
 
우리가 오늘 지닌 신앙이 아무리 고고하고 수고한 것이라 할지라도 허리를 깊이 숙이고 겸손하게 작은 사람들에게 봉사하지 않을 때,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될 것입니다. 
 
작고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거부와 배척은 곧 만왕의 왕이신 예수님에 대한 거부와 배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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