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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10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3-09-09 조회수 : 351

연중 제23주일

하나 되어야 하는 교회

 

[말씀]

1독서(에제 33,7-9)

하느님은 예언자들을, 당신 백성의 잘못들을 지적하여 바로 세우고 제 자리를 되찾도록 촉구하기 위한 파수꾼으로 세우셨다. 예루살렘 성전의 사제였다가 유배지 바빌론으로 압송되어 그곳에서 예언자로 불림을 받은 에제키엘은 파수꾼으로서의 사명에 충실했으나, 쉬운 일은 아니었다. 백성들은 유배지에서 좌절과 체념 속에 살았으며, 더욱이 일치와는 거리가 먼 분열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2독서(로마 13,8-10)

로마인들에게 보낸 서간에서 바오로 사도는 줄곧 유다교의 율법주의와 힘든 싸움을 펼쳐야 했다. 이 율법주의가 유다인들을 경직된 사고 속에 빠지게 했으며, 그럼으로써 다른 이들을 짓누르고 나아가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박해하도록 이끌었기 때문이다. 바오로는 율법주의로부터의 유일한 해방은 주님께서 보여주신 사랑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율법의 핵심인 사랑만이 율법 지상주의로부터 인간을 자유롭게 하여 교회와 인류의 일치를 선사해 줄 것이다.

복음(마태 18,15-20)

예수님은 이상주의적인 사고에 매여 계셨던 분이 아니다. 그분은 초대교회 공동체의 내분으로 인한 심각한 어려움이 후대 교회 안에서도 멈추지 않을 것임을 잘 알고 계셨다. 다시 말해서 그분은 이러한 위기들이 끊임없이 교회를 위협할 것임을 내다보고 계셨다. 그러기에 예수님은 당신 제자들에게 일치를 위한 직무, 당신이 직접 챙기셨던 직무를 맡기신다. 제자들은 일치의 직무를 통해서 사람들을 하느님 나라로 이끌어가는 가운데 주님의 사업을 이어나갈 것이다.


[새김]

하나의 모임이 갈라지지 않고 본래의 모습을 끝까지 유지해 나간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출발은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나의 가족 공동체, 하나의 친구들 모임, 동일한 일을 추진하기 위해 결성된 단체 등을 위해 사람들은 처음에는 열정을 가지고 참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곧 시련이 다가온다. 각자 자기 길을 걷고자 함으로써 갈등이 빚어지기 시작한다. 누군가 일치를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이 모임은 분열의 위험 앞에 설 수밖에 없다.

나약한 인간을 구성원으로 하는 교회 역시 이러한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교회의 특징인 사랑 안에 하나가 된다는 것은 그저 고요하기만 한 평화 속에 머문다거나 아무런 갈등도 일지 않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와는 달리 끊임없이 되풀이해야 하는 회개의 삶을 통해 매일 극복해 나가야 하는 현실을 말한다. 교회의 지도자들은 구성원들을 화해의 장으로 초대하고 늘 위협을 받는 영적인 일치를 유지하고 독려할 직무를 지닌다. 어렵지만 꼭 필요한 직무이다. 이는 아울러 예수님이 당신 제자들에게 하나의 은총으로 받아들이기를 요구하고 있는 직무이기도 하다. 하나 됨, 그것은 주님의 제자라는 확실한 증거이다.

 

가톨릭교회의 자랑은 사랑으로 하나 되는 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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