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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31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7-31 조회수 : 439

마태오 13,31-35 
 
나는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서는 얼마든지 결박되기를 원합니다! 
 
 
오늘날 많은 사제와 수도자들, 그리고 교우들의 영성 생활 쇄신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영신 수련에
초석을 놓은 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 사제(1491-1556)의 기념일입니다. 
 
만년에 도달한 이냐시오가 남긴 말씀을 한번 들어보십시오.
참으로 놀랍니다.
“저는 지난 30년 동안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세운 결심을 단 한 번도 뒤로 미룬 적이 없습니다.” 
 
보시다시피 이냐시오는 개신교 출현으로 흔들리던 중세 가톨릭교회를 수호하는데 가장 앞장 섰던 돌격대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입만 열면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라고 외쳤고, 그 표현은 오늘날 예수회 회원들의 모토처럼 되었습니다. 
 
이냐시오의 전기를 모두 읽고 난 후 제 머릿속에 딱 남은 성경 구절이 있었는데, 루카 복음 12장 49절이었습니다.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그 불이 이미 타올랐으면 얼마나 좋으랴?” 
 
이냐시오의 생애는 그야말로 불꽃 같은 하루하루였습니다.
그의 이름 이냐시오가 지닌 의미 역시 ‘타는 불’이었습니다.
그는 교회 분열의 위기 앞에 목숨조차 내건 투쟁의 삶을 살았습니다. 
 
무너져가는 교회의 수호와 재건을 위한 예수 그리스도의 용감한 병사로서, 그에 걸맞은 수도단체인
예수회의 설립과 제자 양성에 온몸과 마음을 다 바친 열정적인 생애를 살았습니다.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급격히 약화되어 가는 당시 사제들과 수도자들, 신자들의 영성 생활에
불꽃을 일으키기 위한 헌신의 날로 하루하루를 채워나갔습니다. 
 
이냐시오의 성소 여정의 동기가 된 사건들이 참으로 흥미롭습니다.
그는 원래 사제나 수도자가 될 생각은 손톱만큼도 없었습니다.
그 대신 군인이 되어, 전쟁터로 나가 큰 공을 세우고, 세상에서 이름을 날리고 싶은 야심으로 가득 찼던 청년이었습니다. 
 
묘하신 주님께서는 이런 이냐시오를 눈여겨보시고, 총애하시고, 그를 당신의 애제자로 발탁하십니다.
이냐시오 개인에게 있어 그 과정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주님께서는 세속적 야심으로 가득 찬 그에게 깊은 바닥 체험을 시키시고, 그 바닥에서 그를 당신의 병사로 재탄생시키셨습니다. 
 
이냐시오가 서른 살 되던 해, 스페인과 프랑스 사이에 큰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전쟁에 참가하여 팜플로나라는 요새를 수비하던 임무를 수행하던 이냐시오는 폭탄에 맞아 다리에 중상을 입게 됩니다. 
 
워낙 큰 부상이었기에 치료도 어려웠고, 후유증이 상당했습니다.
꽤 긴 투병 기간이 필요했었는데, 그 시기 이냐시오는 워낙 심심한 나머지 이런저런 책을 뒤적거리게 되었는데, 그때 만난 책들이 여러 성인들의 성인전, 그리고 카르투시오 수도자 루돌프가 저술한 ‘그리스도의 생애’였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심심풀이로 읽었는데, 조금씩 흥미를 느끼고, 마침내 온전히 몰입하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인생관에 대한 회의감이 일기 시작했고, 현세의 허무함을 느끼는 동시에 드디어 영적인 눈을 서서히 뜨게 되었습니다. 
 
그 후 이냐시오의 삶은 180도 뒤 바뀌게 되었습니다.
스페인 국왕의 용맹한 병사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용맹한 병사로 탈바꿈하게 된 것입니다.
뒤늦은 나이에 시작한 사제 양성 과정을 이수하느라 큰 고생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홀로 꿈을 이루기가 어렵다는 것을 실감한 이냐시오는 선한 의지를 지닌 동료들을 규합하여 교회 쇄신 운동을 전개해나가고자 백방으로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1529년 두 제자가 생겼는데, 성 베드로 파브로,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였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이냐시오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커다란 오해를 사게 되고 이단자 취급을 받기도 하였는데, 그런 순간에도 그 누구도 원망하지 않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서는 얼마든지 결박되기를 원합니다. 이런 일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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