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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27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7-27 조회수 : 348

초등학교 1학년 수업 시간에 선생님께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종이에 사람을 그리세요. 그리고 그 사람에게 나쁜 말을 하며 종이를 구겨보세요. 이제 좋은 말을 하며 종이를 다시 펼치세요. 어때요? 구겨졌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죠? 그래요. 나쁜 말을 하고 나면 나중에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상처가 완전히 없어지지 않는답니다. 그러니까 친구한테 나쁜 말을 하면 안 되겠지요?”

아이들은 이 말을 듣고서 친구한테 나쁜 말을 쓰지 않겠다는 결심을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말로만 “친구한테 나쁜 말 하면 안 돼요.”라고 말했다면 어떠했을까요? 그냥 듣기만 하고 반대쪽 귀로 흘려버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이런 예는 아이들에게만 도움이 되는 말이 아닙니다. 어른 역시 새겨들어야 할 말입니다. 구겨졌던 흔적은 절대로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나쁜 말과 행동을 통해 아픔과 상처를 주는 삶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흔적은 내게 고스란히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예를 들어서 이야기해주는 것과 그냥 서술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분명히 다릅니다. 특히 상대방이 말로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할까요? 또 상대방이 그 말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당연히 예를 들어서 쉽게 설멍합니다. 특히 사랑한다면 더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할 것입니다.

우리 주님께서 우리를 향한 손길이 이러했습니다. 너무나 사랑하는 우리를 위해 가장 쉬운 비유 말씀을 통해 이야기하십니다.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일상 삶 안에서 느끼고 체험할 수 있도록 쉬운 일상의 비유 말씀을 하셨던 것입니다. 물론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곧바로 알아듣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만이 구원의 대상이 아니지요. 주님께서는 단 한 명의 예외 없이 모두가 구원되기를 원하십니다.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는 우리를 위해서 비유로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역시 주님의 이 마음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주님의 사랑을 받아들여서 나의 이웃에게 사랑을 전해야 하며, 내가 깨달은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다른 이에게 전달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가 행복할 수 있습니다. 주님의 사랑을 받을 수 있으며, 주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가운데 우리 모두 하느님 나라 신비를 깨닫게 되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어떤 흔적을 남겨야 할까요? 나쁜 흔적, 상처 되는 흔적이 아닌, 기쁨과 행복이 가득한 흔적을 만들 수 있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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