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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26일 _ 이병우 루카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7-26 조회수 : 324

"어떤 것들은 좋은 떨어져 열매를 맺었는데, 어떤 것은 백배가 되었다."(마태13,8) 
 
백배의 열매? 
 
오늘 복음(마태13,1-9)은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비유를 들어, 하느님 말씀의 씨앗이 내 마음에 밭에 뿌려져서 백배의 열매를 맺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구상(세례자요한/1919-2004년) 시인께서 생애 말년에 자신의 신앙을 노래한  '은총에 눈을 뜨니' 라는 시(詩)입니다. 
 
은총에 눈을 뜨니 
 
이제사 비로소
두 이레 강아지만큼
은총에 눈이 뜬다. 
 
이제까지 시들하던 만물 만상이
저마다 신령한 빛을 뿜고
그렇게 안타까움과 슬픔이던
나고 죽고 그 덧없음이
모두가 영원의 한 모습일 뿐이다. 
 
이제야 하늘이 새와 꽃만을
먹이고 입히시는 것이 아니라
나를 공으로 기르고 살리심을
눈물로써 감사하노라. 
 
아침이면 해가 동쪽에서 뜨고
저녁이면 해가 서쪽으로 지고
때를 넘기면 배가 고프기는
매한가지지만 
 
출구가 없던 나의 의식(意識) 안에
무한한 시공이 열리며
모든 것이 새롭고
모든 것이 소중스럽고
모든 것이 아름답다. 
 
오늘 예수님께서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통해 언급하신 '백배의 열매'가 구상 시인께서 노래한 '은총에 눈을 뜬 모습'이라고 묵상해 보았습니다. 
 
'은총에 눈을 뜨면'... 곧 '하느님의 영이신 성령께서 내 안에 충만하게 임하시면'... 우리도 구상 시인처럼 노래할 수 있습니다. 
 
'은총에 눈을 뜨면',
본연의 모습을 드러내고, 제대로 보고 듣게 됩니다. 자기 성소에 맞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게 됩니다.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계시는 아버지의 영이신 성령께서 그렇게 하십니다. 그러니 오늘도 성령께서 내 마음 안에 충만하게 임하실 수 있도록, 마음의 문을 닫아놓지 말고 활짝 열어 놓읍시다!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시는 것입니다."(갈라2,20)  
 
(~ 2마카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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