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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14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7-14 조회수 : 323

우리가 착하고 순박하기만 하지 지혜롭지 못하다면... 
 
 
오늘 예수님의 가르침은 균형이 잡혀 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순박해야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이 험하고 악한 세상, 이리 떼들이 우글거리는 위험한 세상 안에서 뱀처럼 슬기로워야 한다고 가르치십니다.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그러므로 뱀처럼 슬기롭고 비둘기처럼 순박하게 되어라.”(마태 10,16) 
 
어린양 한 마리가 잔뜩 굶주린 이리들 사이에 둘러 쌓이면 생존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농장 주인이든, 누군가의 개입이 없으면, 어린양의 죽음은 불을 보듯 뻔한 일입니다. 
 
초기 그리스도교 시절, 제자들이 딱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그리스도교에 강한 적개심과 미움으로 무장한 적대자들 앞에 제자들은 한 마디로 파리 목숨이었습니다.
하느님의 도움 없이 제자들은 단 하루도 홀로 설 수 없는 가련한 처지였습니다. 
 
따라서 제자들은 마치 농장 주인의 신속한 도움을 기다리는 한 마리 어린 양처럼, 매일 매 순간 그저 하느님만 바라봤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하느님께만 신뢰를 두었습니다. 
 
그렇지만 제자들이 세상 물정 모르는 철부지 아이들처럼 처신하지 않았습니다.
수시로 다가오는 적대자들로부터의 공격 앞에서도 결코 뒤로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제한된 조건,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하느님께서 주신 슬기와 지혜를 발휘하면서 복음 선포를 위해 매진했습니다. 
 
눈이 휙휙 돌아갈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는 최첨단 사회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은, 복음 선포의 길에서 고유한 매력과 경쟁력을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갖은 유형의 적대자들의 무차별 공격 앞에서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강력한 힘과 탁월한 지혜도 필요합니다. 
 
참된 그리스도인이라면 교회 안에서도 충실해야 하며 전문성을 지녀야겠지만, 최첨단•글로벌 세상 안에서도 충실해야 하며 전문성을 지녀야겠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이 몸 담고 있는 회사 안에서도 동료들로부터 찬사와 박수갈채를 한 몸에 받는
모범사원으로 살아가야겠습니다.
학교 안에서도 남들보다 한 걸음 앞서가는 우등생으로 살아가야겠습니다. 
 
경쟁력과 전문성이라는 개념이 복음 정신과 상충되는 것이 결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그리스도인들은 각자의 경쟁력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세상 안에서도 빛나는 삶을 살아,
주님께 영광과 찬미를 드려야 할 것이다.
그런 삶이야말로 주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삶이며, 삶을 통한 복음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심이 깊고 착하기만 하지 성적이나 경쟁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은 뱀처럼 지혜로워지라는 주님 말씀에 좀 더 방점을 둘 필요가 있겠습니다.
이런 면에서 바오로 사도의 빛나는 승리의 길, 강한 경쟁력, 불굴의 의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우리가 착하고 순박하기만 하지 지혜롭지 못하다면, 악한 이리 떼의 먹잇감으로 전락하고 말 것입니다.
세상 안에서도 패배자나 낙오자로밖에 살아갈 수 없을 것입니다.
이 세상 안에서 주님 사랑받는 사도로 살아가기 위해 다른 사람들보다 더 충실히, 더 열심히 살아가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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