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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9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3-07-09 조회수 : 389

연중 제14주일

하느님을 아는 지혜

[말씀]

1독서(즈카 9,9-10)

기원전 6세기 초, 유배에서 귀환한 다음에도 유다인들은 실의에 빠져 있었다. 유다 왕국이 영광스럽게 재건되리라는 희망은 사라지고, 예루살렘은 광활한 페르시아 제국의 일개 도읍 정도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동족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예언자 즈카르야는 새 세상을 탄생시킬 메시아에 관한 약속을 상기시킨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그는 메시아를 나귀를 타고 오시는 겸손한 임금으로 소개한다. 이 메시아가 세울 나라는 이 세상의 왕국과는 차원이 전혀 다른 나라가 될 것이다.

2독서(로마 8,9.11-13)

사도 바오로는 육의 영과 그리스도의 영 사이에 기본적으로 존재하는 대립 관계를 묘사한다. 다시 말해서, 외적인 성공만을 추구하는 인격 안에서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는 행태와 하느님의 사랑 자체를 통하여 발생하는 행태 사이의 관계 말이다. 그리스도의 영은 인간을 허무로 이끄는 치명적인 환상을 거두어내고 그를 의미 있는 삶으로 인도할 것이다.

복음(마태 11,25-30)

마태오 복음저자는 하늘 나라의 신비를 여러 차례 서술하나, 오늘 복음은 하느님과 예수님의 관계가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로 분명하게 묘사되는 유일한 본문이다. 복음서의 다른 기사에서는 그리스도교의 이 핵심 개념이 투명무늬 모양으로만 비칠 뿐이다. 사랑하는 마음을 지닌 사람들만이 다다를 수 있는 매우 내밀한 진리 문제이다. 하느님 바로 그분의 비추심으로 이 진리를 깨닫는 사람들은 평화와 기쁨 안에 머무를 수 있을 것이다.


[새김]

오늘날 하나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 사람은 그 효율성이 입증된 몇몇 방법에 의존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영향력 있는 사람을 통하거나 대중 매체를 활용하는 방법 등이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는 일이며, 나아가 그들의 심리를 조정하는 일이다. 종교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 각종 정보로 가득 찬 이 세상에 말씀이 잘 전파되게 하려면 말이다. 예언자들은 물론 예수님도 메시지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어떤 행위가 적절할지 고심하셨을 것이며, 청중들에게 친숙한 표현이나 화법을 살피셨을 것이다. 그러함에도 이 모든 방법의 한계를 철저하게 인식하고 계셨을 것이다.

하늘나라에 관한 복음은, 되풀이해서 듣게 할 수 있는 이러저러한 개념 체제와 동일시할 수 없다. 마음이 열린 사람들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신비이기 때문이다. 이 복음은 세상에서 가장 선전 효과가 없어 보이는 그리스도의 십자가라는 사건을 통하여 전파되었기 때문이다. 실의에 잠긴 마음에 고요히 다가온 부르심을 통하여 예수님은 당신의 공적인 행위의 의미를 밝혀주신다. 사랑의 몸짓만이 진정 사랑을 말할 수 있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어떻게 전해야 할까? 우리는 그들이 얼마나 서로 사랑하고 있는 사람들인가!’ 하는 이웃의 평가를 듣고 있는 사람들인가? 그렇다면, 복음은 이미 우리와 같은 철부지들을 통하여 그들 안에 싹트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는 아드님을 통하여 하느님 아버지를 알고 있는 철부지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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