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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4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7-04 조회수 : 297

주님은 늘 우리와 함께 동고동락하시는 분이십니다! 
 
 
제대로 된 풍랑을 한번 만나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예기치 않았던 파도에 휩쓸려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어린 시절부터 워낙 물을 좋아했던 저인지라, 또 짧게나마 경험했던 직장생활도 바다가 지척인 곳에서 했기에 저는 자주 그런 경험을 했습니다. 
 
갑작스럽게 돌변하는 바다, 정말 무섭습니다.
성난 바다, 정말 감당하기 힘듭니다.
순식간에 닥쳐온 돌발 상황 앞에 생명의 위협을 느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한번은 오시는 피정객들 위한 식재료 마련을 위해 낚시배를 탔습니다.
선장님께서 고개를 갸우뚱하셨지만, 새벽 공기를 뚫고 한 시간이나 달려왔는지라, 사정사정해서 출항을 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큰 바다로 나가자마자 엄청난 풍랑에 낚시는 고사하고 죽기 일보 직전까지 갔습니다. 
 
주기적으로 큰 너울 파도가 들이닥쳤는데, 파도가 얼마나 높던지 파도의 정점에 머무르다가, 바닥으로 곤두박질 칠때 마다, 철렁 가슴이 내려앉던 그 섬뜩함이 아직도 기억에 선합니다. 
 
항구가 코앞인 데도 워낙 파도가 높다 보니 통제가 안 되더군요.
짧은 순간이었지만 제 머릿속에서는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침실이랑 사무실 청소 깨끗이 하고 오는 건데, 생명보험이라도 하나 들어놓았어야 했는데...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제자들 역시 갑작스럽게 맞이한 큰 풍랑 앞에 허둥대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생명의 위협 앞에 제자들은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갑니다.
그간 받아온 특별 제자교육도, 예수님을 향한 신뢰도, 위신도, 순식간에 어디론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얼마나 다급했던지 주무시던 예수님을 흔들어 깨우며 외칩니다. 
 
“주님, 구해주십시오. 저희가 죽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장면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만물의 창조자이신 하느님, 생명의 주관자이신 예수님, 참삶의 길잡이이신 스승님과 한배에 타고 있었던 제자들이었지만, 살짝 들이닥친 위기 상황 앞에 갈팡질팡하며 심하게 흔들립니다. 
 
이런 제자들의 모습에서 오늘 우리들의 모습을 잘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내 등 뒤에서, 내 오른편에서, 내 왼편에서 나를 꽉 붙잡고 계심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을 찾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크신 자비의 손길 안에 푹 잠겨있으면서도 하느님이 어디 계시냐며 부르짖습니다.
하느님의 충만한 위로와 사랑을 시시각각으로 전달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랑에 목말라 어쩔 줄 몰라 합니다. 
 
인생의 풍랑 앞에 설 때마다, 하느님의 침묵이 너무 지나치다고 생각이 들때마다, 예수님께서 너무 멀리 계신 것처럼 여겨질 때마다, 예수님께서 주무시고 계신다는 마음이 들 때마다, 반드시 기억해야겠습니다. 
 
주님은 늘 우리와 함께 동고동락하시는 분이십니다.
우리의 험난한 인생길에 항상 동행하는 분이십니다.
잠시라도 우리와 떨어지면 불안해하시는 분이십니다.
우리의 발걸음을 지켜보시며 우리를 드넓고 푸른 초원으로 인도하시는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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