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인에게 맞서지 마라."(마태5,39)
'믿음과 희망의 문제!'
오늘 복음(마태5,38-42)은 '폭력을 포기하여라.'는 말씀입니다. 오늘 복음을 그대로 옮겨봅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하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오히려 누가 네 오른뺨을 치거든 다른 뺨마저 돌려 대어라. 또 너를 재판에 걸어 네 속옷을 가지려는 자에게는 겉옷까지 내주어라. 누가 너에게 천 걸음을 가자고 강요하거든, 그와 함께 이천 걸음을 가 주어라. 달라는 자에게 주고 꾸려는 자를 물리치지 마라."
'이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이것을 어떻게 실행하라는 말인가?'
만약에 이 말씀의 문자적 의미 안에만 갇혀 있고, 세상 가치 안에서만 갇혀있다면, 예수님의 이 말씀을 결코 받아들이지 못할 것입니다.
나에게 해가 될 듯한 말 한마디에 쉽게 넘어지는 우리들이기 때문입니다. 나를 인정해 주지 않거나, 무엇인가를 빼앗기기만 하면 발끈하여 내내 흥분하는 우리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우리에게 예수님께서는 왜 이런 말씀을 하실까?
'동태복수법', 곧 '받은 만큼만 해야지 그 이상은 안 된다.'는 이 법도 충분해 보이고, 참으로 지키기 힘든 법으로 다가오는데, 이 법을 능가해야 한다니, 이것이 어떻게 가능한가? 아니 악령에 갇힌 악인과 맞서 싸우면서 그 악령을 몰아내고 그 악인을 의인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왠지 오늘 복음 앞에서는 이런 물음을 계속하게 됩니다. 이는 예수님의 간결하고 명확한 산상설교가 어떤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우리에게 다가오지만, 그만큼 지키기 어려운 말씀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믿으며 따라가고 있는 하느님이신 예수님, 그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을 굳게 믿고, 또 죽음 너머에서의 영원한 부활을 굳게 희망한다면, 쉽게 지킬 수 있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 2역대 6,14)
마산교구 이병우 루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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