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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11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6-11 조회수 : 372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 대축일] 
 
많은 가톨릭 신자들이 성체성사에 대해서 그리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이 중요한 성체성사가 아무런 의미도 주지 못하는 일상적인 것으로 타성에 젖어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오늘 독서와 복음은 믿기는 어렵지만, 우리의 삶 속에서 계속 실현되어야 할 성체성사의 신비로 우리를 초대하고 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를 헤맬 때, 그들에게 생명을 주실 수 있고, 살게 하실 수 있는 것은 “주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신명 8,3)이었다. 이 말씀으로 만나와 차돌 바위에서 솟아난 물을 얻을 수 있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선물들을 베풀어줄 것을 약속하고 또 약속대로 베풀어주시는 그분의 말씀이었다. 그러므로 약속의 땅을 향해 가는 여정에서 말씀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이제 하느님께서는 천상 예루살렘을 향한 여정에서 만나보다 더 신비스러운 음식으로 채워주신다. 이것은 말씀이신 아드님이 항상 우리 가운데 계시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 새롭고 신비로운 음식은 바로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 위에서 희생되신 그리스도의 살과 피이다. 이 음식은 하느님의 백성이 하느님의 생명에 참여하여 살도록 한다. 
 
복음: 요한 6,51-58: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있는 빵 
 
예수께서는 당신을 “하늘에서 내려온 빵”(33.35.41.51절), “생명의 빵”(48절)으로 계시하셨다. 이 빵은 바로 세상을 구원하러 세상에 보내진(38-40절) 하느님의 아들로서, 그것을 먹음으로써 신화(神化)되어 다시 살아나게 하는 빵이다.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51절). 이는 모든 사람을 위해 희생 제물로 바쳐질 십자가의 죽음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분명하다. 즉 예수께서는 십자가 위에 희생 제물이 될 그 살을 먹도록 주시겠다는 약속을 하신다. 그 살은 그분의 큰사랑의 힘이 믿는 이들에게 베풀어지도록 봉헌된 희생의 음식이다. 그러나 유다인들은 “저 사람이 어떻게 자기 살을 우리에게 먹으라고 줄 수 있단 말인가?”(52절) 따진다. 여기서 예수께서는 당신의 생각을 더 확실하게 표현하신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살을 먹지 않고 그의 피를 마시지 않으면, 너희는 생명을 얻지 못한다.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이것이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이다”(53-58절). 
 
이 말씀에는 여러 가지 깊은 내용이 들어있음을 볼 수 있다. 말씀 중에 “참된 양식, 참된 음료”(55절)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신앙의 관점에서 성체성사의 가장 깊은 실체를 뜻하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그리고 먹는다.(54.55.58절)는 말은 원래 잘게 부순다는 뜻으로 어떤 상징적 행위가 아니라, 십자가 위에서 그리스도의 몸이 받았던 극심한 고통에 관한 내용도 의미한다. 여기에는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의 몸에서 나온 피에 관한 내용도 있다. 유다인들은 피를 마시지 못하게 되어있다. 하느님만이 주인이신 생명이 들어있기 때문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참조: 레위 17,11). 바로 예수께서는 이 피를 바치신다. 당신의 생명을 주시고자 하시기 때문이다. 즉 몸과 피는 형제들에게 선물로 봉헌되신 그분 전체를 뜻한다. 
 
두 번째로는 당신을 먹는 사람들이 얻게 될 생명에 대해 계속 말씀하신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나도 마지막 날에 그를 다시 살릴 것이다.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이다”(51.54.58절). 주님의 몸과 피를 통해 얻게 되는 생명은 하느님의 아들이 하느님의 영광중에 계신 그 생명이다. 즉 그리스도를 통하여 부활한 이들의 생명이다. 그분이 부활의 생명을 받은 아버지의 힘으로 사시는 것과 같이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께 모든 것을 의탁하고 향함으로써 그리스도의 힘으로 살 것이다. 성체성사는 바로 하느님의 생명을 자신 안에 간직하는 데 필수 불가결한 수단이다. 
 
바오로 사도는 코린토 신자들에게 성체성사의 의미를 친교, 즉 그리스도 안에 형제들과의 일치와 결합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즉 성체를 나눔으로써 그리스도에게 결합할 뿐만 아니라, 우리 서로도 결합하여 비록 여럿이지만 모두 한 몸을 이루게 된다. 또한, 그리스도의 몸을 취함으로써 우리가 그리스도의 몸이 된다고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말하고 있다. 
 
성체는 우리가 “그분처럼”(1요한 3,2) 되도록 하는 성사이다. 우리를 그리스도로 변화시켜 우리 자신이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 구원의 은총이 되도록 만들어주는 성사이다. 이제 올바른 마음의 준비로 성체를 모실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항상 우리에게 오시어 구원의 선물을 베푸시는 성체이신 주님께 감사를 드리면서 우리의 삶을 이루어가야 할 것이다. 
 
(조욱현 토마스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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