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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11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3-06-10 조회수 : 310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하느님 사랑의 탁월한 표지

 

[말씀]

1독서(신명 8,2-3.14-16)

모세의 유훈 형식으로 이집트 탈출 사건을 새롭게 묘사하면서 신명기 저자는, 역사 속에서 펼쳐졌던 사건들, 이집트 탈출로 이끌어 갔던 사건들에서 영적인 의미를 찾아낸다. 히브리인들을 굶주림에서 구해냈던 양식인 만나는 생명의 유일한 원천인 하느님 말씀을 생각하게 하는 탁월한 빵이었으나, 이스라엘 백성은 자신들에게 제공되었던 풍요로움을 맞이하고 맛볼 능력이 없었다. 그들은 벌써 물질의 유혹에 빠져 허덕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2독서(1코린 10,16-17)

사도 바오로는, 주님의 식탁에서조차 분열의 기미를 보였던 코린토 공동체를 거슬러 이기주의적인 사고를 질타한다. 이 공동체는 바오로가 여러 차례 일깨워 주었던 감사의 제사, 곧 성찬례의 참 의미를 깨닫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도는 무엇보다도 일치를,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성체를 영할 때 자세가 제대로 정립되어 있는지 판단할 수 있는 잣대로 일치를 역설한다. 성체를 영함으로써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일치를 더욱 견고히 하여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복음(요한 6,51-58)

신명기의 가르침을 보완하여 다시 취하시는 가운데 예수님은 빵을 많게 하신 기적을 목격한 증인들이 하느님께서 내리시는 선물의 깊은 의미를 깨닫도록 촉구하신다. 이 빵은 이스라엘의 선조들이 먹고도 죽은 것과는 달리 영원히 살게 하는 빵이기 때문이다. 그분의 살을 받아먹고 그분의 피를 마신다는 것은 영원히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앙인들은 모두 그분의 몸을 받아 영함으로써 그분과 하나 되어 영원히 그분 안에 머물 것이다.


[새김]

건네진 몸과 흘린 피, 이 표현들은 일반적으로 인간의 삶을 파멸시키는 극도의 비참함을 상기시킴과 아울러 마땅한 복수심을 연상시키나, 그리스도의 십자가상 희생과 함께 더는 적대감이나 복수가 아니라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내는 위대한 표지들로 자리하며, 하느님은 이 사랑이 미사성제 때마다 되풀이 기념되고 마침내 온 세상에 두루 퍼져 모든 민족이 하나 되기를 염원하신다. 미사 참례는 따라서 하느님의 참사랑을 배우고, 그 사랑 따라 살기를 다짐하는 신앙인들의 거룩한 의무이다.

그리스도는 제자들과 함께 식사하시던 가운데 성체성사를 세우셨다. 식사는 나눔을 실천하는 대표적인 예에 속하며, 함께 식사함으로써 가족 사이 또는 형제 사이의 유대관계가 돈독해진다. 아무리 바쁜 시대를 살아간다고 하더라도 식사만큼은 되도록 자주 가족 모두 함께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그리스도는 음식으로 당신의 몸을 내어 나누게 하심으로써 나누는 모든 이가 하나 되게 하신다.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기도하고 노력해야 하는 이 시간, 분단의 아픔을 사는 우리 모두에게 있어서 북녘 형제들과의 나눔 또한 거룩한 의무로 자리한다.

 

주님처럼 아낌없이 내어 주는 삶을 자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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