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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4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6-04 조회수 : 312
복음 요한 3,16-18


16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 17 하느님께서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아들을 통하여 구원을 받게 하시려는 것이다. 18 아들을 믿는 사람은 심판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믿지 않는 자는 이미 심판을 받았다. 하느님의 외아들의 이름을 믿지 않았기 때문이다.

샤를 드 푸코 성인은 어느 날 나무를 보면서 깊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마침 늦가을이어서 나무에 떨어지는 잎사귀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나무는 떨어지는 잎에 대해 염려하거나 안달하지 않아 보였습니다. 그러면서 하느님을 믿는 사람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깊이 묵상할 수 있었습니다.

하느님을 믿는 사람이 자신에게서 떨어져 나가는 재물이나 건강 때문에 근심한다는 것은 자신을 나무보다 못한 존재로 전락시키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이렇게 나무를 보며 성인께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근심하거나 걱정하지 않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나무와 인간을 어떻게 비교할 수 있는가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나무나 인간 모두 하느님의 피조물입니다. 더군다나 인간은 하느님께 특별한 존재가 아닙니까? 그렇다면 나무보다 못한 삶이 아닌, 나무보다 나은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래서 자신에게 떨어져 나가는 것에 연연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떨어져 나가는 것을 걱정하고 두려워해야 한다는 것이 성인의 깨달음이었습니다.

하느님과 연결만 되어 있으면 생명을 잃지 않게 됩니다. 생명을 지켜 주지 못하는 것이 떨어져 나가는 것을 근심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직 하느님만 있으면 충분했습니다. 하느님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할 수 있는 믿음을 가지고 있을까요?

하늘 나라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 있도록 주님께서는 당신께로부터 떨어지는 우리가 되지 않도록 도와주십니다. 진정으로 당신 안에서 하나를 이루도록 하십니다. 문제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나약한 심정들이 주님과 하나를 이루지 못하고, 오히려 주님께 떨어져 나가게 됩니다.

하느님께서도 하나의 모습을 보여 주십니다. 성부 성자 성령께서 서로 다른 위격을 지니시면서도 본질이 같으시고, 유일한 실체로 존재하시는 삼위일체의 신비를 우리에게 전해 주십니다. 세 분이면서 동시에 한 분이라는 것을 인간의 머리로 이해하기 힘듭니다. 그러나 사랑 안에서 하나를 이룬다는 세 위격의 신비는 우리 역시 주님과 하나를 이루어 가면서 깨달을 수 있게 됩니다. 나약하고 부족한 인간이 어떻게 전지전능하신 하느님과 하나를 이룰 수 있겠습니까? 자기를 낮추는 사랑으로만 가능합니다.

삼위일체의 신비는 바로 사랑의 신비였으며, 겸손의 신비였습니다. 그리고 그 신비 덕분에 우리도 사랑을 본받아 주님과 하나를 이루면서 기쁨의 삶을 살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주님과 하나를 이룬 사람이 나의 이웃들을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자기 욕심과 이기심을 내세울 수 있을까요? 그들 역시 주님 안에서 함께 하나를 이루어야 할 존재임을 깨닫습니다. 또 다른 ‘하나’를 만들게 됩니다. 삼위일체의 신비가 우리 삶에서 펼쳐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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