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생명의 샘인 삼위일체 신비
[말씀]
■ 제1독서(탈출 34,4ㄱㄷ-6.8-9)
하느님의 구원계획에 따라 이집트 종살이에서 해방되고 시나이산 계약으로 하느님의 백성이 된 히브리인들은 그러나 율법을 준수하겠다는 약속을 저버림으로써 하느님의 진노를 산다. 이러한 위기의 상황에서 모세는 다시 한번 이 백성을 위하여 하느님께 간청하며, 이 간청을 받아들여 당신 백성을 용서하심으로 하느님은 “자비하고 너그러우신 분, 분노에 더디고 자애와 진실이 충만하신 분”으로 인식된다. 하느님의 이러한 모습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하게 드러날 것이다.
■ 제2독서(2코린 13,11-13)
사도 바오로는 코린토 공동체의 형제들에게 온전히 자비로운 사람이 되도록 권고한다. 그리스도교 신자들 사이의 형제애는 평화와 기쁨의 원천이 되며, 이러한 형제애는 사실 평화와 사랑의 주님으로 당신을 계시하신 하느님의 본 모습을 구체적으로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사도 바오로는 구원을, 아버지 하느님과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와 성령의 합작품으로 설명한다. 형제애 실천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믿어 고백하고, 그 고백이 참되고 값진 것임을 드러내는 행위이다.
■ 복음(요한 3,16-18)
오늘 복음 말씀은 예수님과 니코데모 사이의 대화 내용 가운데 일부이다. 이 대화에서 복음저자 요한은 특별히 하느님의 외아들, 세상의 구원을 위하여 파견되고 십자가상 제물이 되신 예수님에 대한 교회의 믿음을 강조한다. 이를 믿어 고백하는 것은 생명으로 들어감을 의미한다.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느님께서 밝히신 당신의 구원 의지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동참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새김]
■ 적지 않은 그리스도교 신자들에게 삼위일체(三位一體)라는 표현은 하느님에 관한 추상적이거나 무조건적인 개념으로 인식되곤 한다. 그러나 성경의 하느님, 교회가 끝내 믿을 교리로 선포한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은 사랑을 바탕으로 인간과 하나 되기 위한 관계의 역사를 이끌어 가시는 하느님이다. 이스라엘을 당신 백성으로 선택하시고 이 백성과 계약을 맺으실 때나, 당신 독생 성자의 십자가상 피로 인류와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실 때나, 하느님은 늘 관계라는 틀 속에서 당신을 계시하신다. 계약은 관계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사랑의 관계 말이다.
■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된 인간이 진정 그분의 모습을 드러내 보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세 위(位)가 사랑으로 하나 되신 하느님을 본받아 서로서로 사랑으로 하나 되는 길이다. 사랑으로 가족과 하나 되고 이웃과 하나 될 때 우리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신비를 사는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으며, 이로써 하느님의 자녀,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 부를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을 수 있다. 사랑으로 하나 되자! 사랑으로 하나 되어 하느님을 본받고 그분의 생명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음에 정성스러운 감사의 예를 올리자!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처럼 사랑으로 하나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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