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 10,28-31
세상 안에 살면서도 버릴 것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수도회 입회하면서 다니던 직장에 사표를 썼습니다.
그간 정들었던 집도 떠났습니다.
부모님과 가족, 친지, 친구들에게도 작별 인사를 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세상과 완전히 단절된 극단적 청빈 생활, 엄격한 규율 생활만이 남았다 여기며, 비장한 각오로 수도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들어와 보니 상황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입회 전 살던 코딱지 만한 집과는 비교가 안 될 널찍한 저택에, 운동장에, 정원에...뿐만 아닙니다.
전 세계 방방곡곡 가는 곳 마다 ‘살레시오회’란 이름으로 ‘완전 공짜’로 머물 집이 수두룩했습니다.
수도원에 몸담고 살아가면서 예수님 말씀 하나도 틀린 것이 없음을 실감하면서 하루하루 살아갑니다.
실상 제가 버린 것은 너무나 작은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 그 대가로 주신 선물은 너무나 큰 것이어서 그저 과분하고 송구스러울 따름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 백번 천번 지당한 말씀임이 틀림없습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나 때문에, 또 복음 때문에 집이나 형제나 자매, 어머니나 아버지, 자녀나 토지를 버린 사람은 현세에서 박해도 받겠지만, 집과 형제와 자매와 어머니와 자녀와 토지를 백배나 받을 것이고,
내세에서는 영원한 생명을 받을 것이다.”(마르코 복음 10장 29-31절)
우리를 가장 기분 좋게 하는 말씀이 있습니다. “내세에서는 영원한 생명을 받을 것이다.”
작은 버림을 통해 현세에서도 헤아릴 수 없는 축복과 은총, 그리고 충만한 자유로움을 선물로 받게 되지만,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큰 덤으로 내세에서의 영원한 생명까지 보장해주시니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이토록 좋은 복음적 길에 보다 많은 젊은이들이 따라나섰으면 좋겠습니다.
이토록 행복한 예수님 추종의 길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따라나섰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결혼까지 했고, 가족도 있으니, ‘버린다.’는 것은 해당되지 않으려니 하는 생각도 버리시기 바랍니다.
세상 안에 살면서도 버릴 것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집착을 버리고, 과도한 욕심을 버리고, 극단적인 이기심을 버리고, 물질만능주의의 유혹을 버리고...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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