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강림 대축일
오소서, 성령이여!
[말씀]
■ 제1독서(사도 2,1-11)
사도행전의 저자 루카가 전하는 성령강림 기사는 구약성경의 주요 사건들 가운데 하느님 백성의 탄생을 알리는 시나이산의 계시와, 인간상호간의 통교를 가로막았던 바벨탑 사건을 바탕으로 한다. 성령의 강림으로 새로운 백성이 탄생하며, 성령의 은총으로 사람들은 이제 한 마음으로 입을 모아 하느님을 찬미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성령강림 사건은 어디까지나 하나의 출발이었을 뿐이다. 사도행전은 마지막 부분에 이르기까지 성령께서 이 세상에서 어떻게 역사(役事)해 나가시는지를 전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 제2독서(1코린 12,3ㄷ-7.12-13)
코린토 교회 신자들은 몇몇 예외적인 은총의 선물들로 인한 외적 현상에 집착한 나머지 그 참된 가치를 잊고 있었기에, 바오로 사도는 이 선물들이 교회가 사랑과 일치의 공동체로 거듭나는 데 이바지할 수 있을 때 그 의미가 있다고 역설함과 아울러 교회의 여러 역할 가운데는 높고 낮음이 있을 수 없음을 설파한다. 따라서 교회의 각 구성원은 각기 독자적 고유 기능을 지니며, 성령의 선물인 이 기능을 바탕으로 늘 하나 되어야 하는 사명 앞에 서게 된다. 성령은 이렇게 하느님 사랑 안에 모든 사람을 불러 모으시는 분이다.
■ 복음(요한 20,19-23)
각 복음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이후 사건들을 기록하면서 상당한 차이와 다양함을 보여주고 있으나, 부활하신 주님께서 당신 제자들에게 당신의 구원사업을 이끄셨던 성령의 도우심에 의지할 것을 독려하고 계신다는 사실에서는 일치한다. 성령의 도우심에 힘입어 이제 제자들은 주님이 남기신 사명, 세상 방방곡곡에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하고 모든 이가 죄로부터 해방되어 하느님 나라에 이르도록 기도하고 가르치라는 사명을 완수해 나갈 것이다.
[새김]
■ 전례력으로 성령강림 대축일과 함께 부활 시기는 마감되나, 사도들과 초대 공동체가 체험했듯이 부활신앙은 성령의 은총의 선물에 힘입어 그 완성을 향하여 전진을 계속한다. 천주 성령께서는 부활신앙이 다져지고 드러날 수 있도록 교회에 여러 가지 은총의 선물을 베푸시나, 이는 물론 교회의 공동이익과 구성원 상호간의 일치를 위함이며, 이로써 교회가 그리스도를 머리로 한 신비체임을 드러내도록 하기 위함이다: “성령께서는 각 사람에게 각각 다른 은총의 선물을 주셨는데 그것은 공동이익을 위한 것입니다.”
■ 성령강림 사건은 그러나 교회와 그 구성원만을 위한 사건이 아니었다. “유다인이든 그리스인이든, 종이든 자유인이든” 모든 민족이 하나 되어 하느님을 찬미할 수 있도록 교회는 복음전파 사명에 더욱 충실하여야 한다. 그리스도께서 파견하신 제자들을 기초로 세워진 교회는 이제 세상 속으로 파견되어 모든 사람이 성령의 은총으로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접하고 죄의 용서로 구원에 이를 수 있도록 부단한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선교사명 앞에 선다.
성령의 도우심으로 부활신앙을 다지고 실천해 나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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