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승천 대축일
땅에서 하늘을 지향하는 삶
[말씀]
■ 제1독서(사도 1,1-11)
그리스도는 이제 당신 제자들의 눈에서 사라지신다. 그분이 떠나심으로 지금까지 고대해 온 하느님 나라의 도래는 점점 더 미루어지는 것으로 보였기에, 이는 하나의 혼란스러운 사건으로 인식되었을 것이다. 사실 그리스도 오심으로 하느님 나라는 이미 이 세상에 도래했으나, 아직은 움트기 시작한 하나의 싹으로서 일 뿐이다. 당신 제자들의 봉사와 희생을 통하여 드러날 그리스도의 능력으로 이 싹은 놀라운 성장을 보이며 모든 이의 마음에 자리하게 될 것이다.
■ 제2독서(에페 1,17-23)
오늘 서간에서 바오로는 몸소 ‘신비’로 일컫고 있는 이 세상의 감추어진 비밀에 대하여 묵상한다. 바오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성부의 뜻에 온전히 순종하고 철저한 자기희생으로 드러내 보이신 위대한 사랑에 힘입어 모든 피조물이 조물주이신 하느님을 향하여 일어설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이와 같은 바오로의 믿음과 희망을 나누어 가짐으로써 영광스러운 미래를 향해 열려 있는 신앙공동체는 이미 그리스도를 통하여 드러난 하느님의 영광에 동참하고 있는 셈이다.
■ 복음(마태 28,16-20)
마태오 복음서는 “임마누엘”, 곧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신’ 분의 탄생을 예고하는 것으로 시작하며(마태 1,23), “세상 끝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하신 예수님의 말씀으로 끝맺음한다. 제자들은 온 세상을 상징하는 민족들의 땅 “갈릴래아”에서 주님의 현존을 체험한다. 모든 의심은 가시고 오로지 미래가 열려 있을 뿐이다. 제자들은 이제 주님의 명을 받들어 세상의 모든 사람에게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파하러 떠난다.
[새김]
■ 그리스도께서 하늘에 오르심으로 제자들의 육체적 시각 저 멀리에 계시게 되었지만 약속하셨던 대로 그분은 시간과 공간의 제한을 뛰어넘어 늘 제자들과 함께 계시는 “임마누엘” 주님으로 머무신다. 주님 함께 계심을 늘 마음에 간직하며 제자들은 이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는” 사명을 펼쳐나간다. 주님의 가르침을 기초 삼아 구원의 기쁜 소식을 선포하여 세상 모든 이가 구원에 이를 수 있도록, 세상이 늘 하늘을 향해 열려 있도록 이 지상생활에 충실해야 할 사명 앞에 선다.
■ 주님은 당신 제자들과 이 제자들을 기초 삼아 세우신 교회에 세상 구원사업을 맡기고 떠나신다. 당신이 파견하신 제자들이 주어진 사명에 충실하였듯이, 그리스도를 머리로 한 공동체, 그리스도의 몸인 공동체로서의 교회는 “모든 면에서 만물을 충만케 하시는 그리스도로 충만할 수 있도록” 끊임없는 자아반성과 아낌없는 자기희생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스도와 함께 움트기 시작하여 서서히 그러나 분명히 그 완성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하느님 나라가 하루빨리 이 땅에 구현될 수 있도록 교회는, 곧 우리는 모두 오늘도 기도하며 뛰어야 한다. 주님 함께 계심을 굳게 믿고서….
주님은 늘 우리와 함께 계시고자 승천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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