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14,21-26
저희는 그저 작고 나약한 주님의 종일뿐입니다!
리스트라라는 도시에는 태어날때부터 스스로 꼼짝달싹 못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걷지 못하는 사람이었기에 농사를 지을수도 없고 고기를 잡을수도 없었습니다.
그저 누군가가 그를 사람이 지나다니는 길목에 데려다주면 구걸을 해서 겨우겨우 연명해나가고 있었습니다.
은혜롭게도 그 장애인이 바오로와 바르나바 사도 눈에 띄였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도로서 예수님과 똑같은 자비심과 사랑, 능력을 지니고 있었기에 결코 지나칠수 없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 장애인은 뚫어져라 바오로 사도를 바라보며 그가 하는 설교를 귀담아 듣고 있었습니다.
아마 그 자리에 모여있던 수많은 군중 가운데 그 장애인처럼 간절한 마음과 큰 믿음을 지닌 사람은 없었을 것입니다.
이윽고 바오로 사도가 장엄하게 선포합니다. '두 발로 똑바로 일어서시오.'
놀라운 광경을 목격한 군중은 외쳤습니다.
'신들이 사람의 모습을 하고 내려오셨다.'
그리고 군중은 바오로 사도를 제우스 신으로, 바르나바 사도를 헤르메스 신으로 여기고 두 사도에게 제물을 바치려고 했습니다.
이 대목에서 두 사도가 보여준 행동을 우리는 눈여겨 봐야 합니다.
특히 선량한 사람들을 현혹시켜 파멸로 몰고 가는 이단 사이비 교주들이.
바오로와 바르나바 사도는 자신들이 행한 놀라운 치유의 기적 앞에 조금도 우쭐대지 않았습니다.
어깨에 힘이 들어가거나 기고만장하지 않았습니다.
옷을 찢으며 군중들 사이로 들어가 외쳤습니다.
'여러분, 왜 이런 짓을 하십니까? 우리는 여러분과 똑같은 사람입니다.'
바오로와 바르나바 사도는 철저하게도 겸손했습니다.
자신들은 주님의 크신 자비와 사랑으로 파견된 종이요 도구일 뿐임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바오로와 바르나바 사도가 지니고 있었던 한결같으며 굳건한 겸손의 덕을 청해야겠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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