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5주일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말씀
[말씀]
■ 제1독서(사도 6,1-7)
사도들의 공동체 시대에 이미 교회 분열의 조짐이, 나아가 갈등과 충돌이 이곳저곳에서 쉽게 감지되었던 것 같다. 교회 구성원들의 출신이 너무나 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 속에서 오히려 천주 성령의 활동은 더욱 빛을 발한다. 사도들은 공동체 조직을 재편함으로써 성령의 활동, 곧 세속적인 분열의 조짐을 차단하는 하느님의 일치 능력이 드러나도록 힘쓴다.
■ 제2독서(1베드 2,4-9)
예수님은, 백성들의 마음속에 하느님께서 현존하신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던 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되리라 예고하시며, 당신이 바로 참된 성전임을 역설하신 바 있다. 영적인 이 성전은, 새 성전의 모퉁잇돌인 예수님을 기초로 세워진 그리스도교 공동체 안에서 지속된다. 이 공동체는 유다교가 현실화시킬 수 없었던 것을 완성한다. 주님의 십자가상 죽음과 부활 신앙에 기초한 그리스도교는 참된 제사, 생명과 빛의 원천이신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제사를 올리는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 복음(요한 14,1-12)
토마스와 필립보가 예수님께 던지는 질문을 보면, 그들에게 예수님은 사람들을 하느님께 인도하는 안내자에 불과하실 뿐이다. 그러기에 예수님은, 당신은 하느님께서 사람의 모습으로 이 세상에 오신 분임을 일깨워 주신다. 그분의 모든 삶은 성부와 나누시는 사랑의 관계에서만 이해될 수 있는 것이다. 예수님은 당신의 제자들을, 성부와 나누시는 이러한 친교 안으로 이끌어가고자 하신다. 예수님은 제자들 곁을 떠나심으로, 당신의 행적들을 통하여 드러나기 시작한 신성(神聖), 곧 성부와 하나이심을 제자들이 믿어 고백하도록 이끄실 것이다.
[새김]
■ 하느님은 누구신가? 기나긴 역사를 통하여 사람들이 끊임없이 던져온 질문이다. 사람들은 흔히 그분을 향해 자신들의 기다림과 두려움을 피력해 왔을 뿐이다. 그분의 이름으로 서로 대립하고 서로를 파멸시킴으로써, 받들어 섬기고 있다고 소리 높이면서도 바로 그분, 전지전능하신 하느님 위에 군림하려 얼마나 애써 왔는지 모른다. 하느님, 그분은 우리가 제멋대로 마음에 그리거나 담을 수 있는 분이 아니다. 그것은 한낱 우상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분은 예수님이 말씀과 행적들을 통하여 계시하신 분이다.
■ 예수님은 하느님을 아버지로, 당신의 외아들을 십자가상 죽음에 부치시고 사흘 만에 부활시킴으로써 당신 뜻이 오로지 세상과 인간 구원에 있음을 분명하게 드러내 보이신 분으로 알려주신다. 이 뜻을 이제는 예수님이 당신의 제자로 택하신 사도들, 사도들을 기초 삼아 세워진 교회의 구성원들인 우리가 받들어 실천에 옮겨나가야 한다. 비록 우리는 인간적인 한계를 절감하고 있고 때로는 죄로 얼룩져 있다 할지라도, 하느님은 성령을 통하여 이 교회 안에서 당신을 끊임없이 계시하시며 구원계획을 펼쳐나가실 것이다. 교회의 사명, 다시 말해 우리의 사명은 하느님과 형제들과의 일치 속에 먼저 사랑을 철저하게 살아 이웃을 사랑으로 초대하고 사랑을 실천해나가는 일이다. 십자가는 사랑의 기초이며 부활은 사랑의 완성이기 때문이다.
부활신앙을 사는 사람들은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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