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요한 14,6-14
그때에 예수님께서 토마스에게 6 말씀하셨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 7 너희가 나를 알게 되었으니 내 아버지도 알게 될 것이다. 이제부터 너희는 그분을 아는 것이고, 또 그분을 이미 뵌 것이다.”
8 필립보가 예수님께, “주님, 저희가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 저희에게는 그것으로 충분하겠습니다.” 하자, 9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필립보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그런데 너는 어찌하여 ‘저희가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 하느냐? 10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는 것을 너는 믿지 않느냐? 내가 너희에게 하는 말은 나 스스로 하는 말이 아니다. 내 안에 머무르시는 아버지께서 당신의 일을 하시는 것이다. 11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고 한 말을 믿어라. 믿지 못하겠거든 이 일들을 보아서라도 믿어라.
12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를 믿는 사람은 내가 하는 일을 할 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큰 일도 하게 될 것이다. 내가 아버지께 가기 때문이다. 13 너희가 내 이름으로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내가 다 이루어 주겠다. 그리하여 아버지께서 아들을 통하여 영광스럽게 되시도록 하겠다. 14 너희가 내 이름으로 청하면 내가 다 이루어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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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일기예보를 확인합니다. 운동으로 자전거를 타는데, 비가 오면 곤란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요즘 일기예보는 거의 정확합니다. 몇 시쯤 비가 온다고 하면, 정말로 그 시간에 비가 옵니다. 과학 기술의 발달로 정확한 일기예보를 우리는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 오후에 비가 온다는 예보를 보고서 안심하고 오전에 나갔는데 비가 쏟아지는 것입니다. 결국 비를 쫄딱 맞으면서 자전거를 탈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무리 과학 기술이 발달했어도 의외의 상황을 종종 접하게 됩니다. 하물며 우리 삶은 어떨까요? ‘이렇게 될 것’이라는 예상대로 정확하게 되던가요? 너무나 자주 우리 삶은 정확하지 않은 결과로 나아갈 때가 많습니다.
몇 년 전, 네덜란드에 갔던 적이 있습니다. 안내해주시던 분이 “이 나라의 일기예보는 너무 정확합니다.”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일기예보가 거의 “맑음, 흐림, 비”로 표시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워낙 날씨가 불안정해서 맑았다가 흐렸다가 또 비까지 쏟아질 때가 자주 있어서, 경우의 수에 늘 맞는다고 하더군요.
우리 삶도 그렇지 않을까요? 행복의 기운을 느끼는 ‘맑음’의 삶만이 나의 삶이 아닙니다. 우울한 ‘흐림’의 삶도, 또 슬픔과 아픔으로 가득 찬 ‘비바람’의 삶도 분명히 우리 삶입니다. 이 모든 가능성을 인정해야, 비 올 것을 대비해서 우산을 준비하는 것처럼, 우리 삶을 잘 준비해서 어렵고 힘들 때를 거뜬히 이겨낼 수 있습니다.
자기 뜻대로 흐르지 않는 삶이라는 것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주님 뜻에 맞게 흐르는 세상임을 인정하고 그 주님의 뜻을 찾고 또 따라야 할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어려울 때의 준비를 잘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갈 곳은 하느님 나라가 분명합니다. 따라서 그곳에 가기 위해서는 예수님을 따르기만 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필립보가 “주님, 저희가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라고 간청했을 때, 예수님을 본 사람이 곧 아버지를 뵌 것이라고 말씀하시지요.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내 이름으로 청하면 내가 다 이루어 주겠다.”(요한 14,14)라고 이야기하십니다. 이 표현은 요한 복음에서 다섯 번 되풀이 되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일을 예수님께 맡기셨기에 예수님을 통해서만 이루어진다는 것을 강조하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을 통하려고 하지 않고 세상의 것만을 통해서 자기 원하는 것을 찾고 있습니다. 완전한 예수님께 대한 믿음보다 불완전한 세상 것에 대한 믿음을 가지려고 합니다.
예수님께 대한 굳은 믿음을 가지고 예수님과 일치를 이루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합니다. 하느님 나라에 가는 것은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님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조명연 마태오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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