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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4월 18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4-18 조회수 : 337

복음 요한 3,7ㄱ.8-15


그때에 예수님께서 니코데모에게 말씀하셨다. 7 “‘너희는 위로부터 태어나야 한다.’ 8 바람은 불고 싶은 데로 분다. 너는 그 소리를 들어도 어디에서 와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영에서 태어난 이도 다 이와 같다.”


9 니코데모가 예수님께 “그런 일이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까?” 하자, 10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너는 이스라엘의 스승이면서 그런 것도 모르느냐? 11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우리는 우리가 아는 것을 말하고 본 것을 증언한다. 그러나 너희는 우리의 증언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12 내가 세상일을 말하여도 너희가 믿지 않는데, 하물며 하늘 일을 말하면 어찌 믿겠느냐?


13 하늘에서 내려온 이, 곧 사람의 아들 말고는 하늘로 올라간 이가 없다. 14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들어 올린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져야 한다. 15 믿는 사람은 누구나 사람의 아들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중학생 때, 저는 아주 이기적이었습니다. 제가 제일 중요했고, 다른 사람은 저의 이익을 위해 또 필요로 인해 함께할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더군다나 공부에 있어서는 친구들이 모두 경쟁자라고 생각했습니다. 시험을 보면 늘 등수가 매겨지니, 제가 최고 윗자리에 다른 친구는 모두 제 아랫자리에 있기를 바랐습니다.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옆 반 친구가 저를 찾아왔습니다. 수험 시간에 사용해야 할 참고서를 깜빡 잊고 가져오지 않았다면서 1시간만 빌려달라고 했습니다. 빌려줄 수도 있었습니다. 저 역시 다음 시간에는 필요한 참고서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친구도 경쟁자라는 생각이 들면서, “어~ 나도 안 가져왔는데?”라고 말하면서 빌려주지 않았습니다. 다음 시간, 문제가 생겼습니다. 참고서를 가지고 왔지만 꺼낼 수가 없었습니다. 옆자리에 앉은 친구가 참고서를 가져오지 않았다는 제 말을 들었기 때문이지요. 저의 이기적인 마음을 드러내고 싶지 않아서 없는 척했습니다.


결국 참고서를 가져오지 않았다고 선생님께 혼났습니다. 수업에 꼭 필요한 준비물도 챙겨오지 못한 사람은 공부할 자격도 없다면서, 교실 뒤에서 한 시간 동안 서 있으라고 하셨습니다. 가방에 참고서가 있음에도 저는 한 시간 동안 교실 뒤에서 그냥 서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욕심과 이기심은 결코 자신을 행복하게 하지 못합니다. 자기뿐만 아니라 사랑을 받아야 할 대상에게도 큰 상처를 줍니다. 자기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남이 안 되길 바라는 마음처럼 어리석은 모습이 어디에 있을까요? 그런데 생각보다 어리석은 선택을 하는 사람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욕심과 이기심을 버리고 주님께서 보여 주신 겸손의 아름다운 옷을 입어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고 이 땅에 오셨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습니다. 가장 커다란 겸손을 보여 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하늘 일을 말하는 당신의 말을 듣고 믿으라고 하시지요. 이것이 우리 모두가 주님 안에서 행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하느님 나라를 보려면 육에서 영으로 근본적인 변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많은 이가 육적인 것에만 집착하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만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들에 집착하면서 자신의 욕심과 이기심을 키우는데 온 힘을 기울입니다. 그러나 위로부터 태어나는 삶, 영적인 것에 중심을 두는 삶은 그런 세상의 것에서 벗어나 주님을 체험하면서 참 기쁨과 행복의 삶을 살 수 있게 됩니다.


오늘 독서를 보면, 부활의 체험 후에 신자 공동체가 ‘한마음 한뜻’이 되었음을 증언합니다. 자기 소유를 자기 것이라 하지 않고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면서, 주님의 뜻을 따르는 데 최선을 다했습니다. 지금 우리의 공동체도 이 모습을 따라야 하지 않을까요?


(조명연 마태오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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