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하여 그날 그들은 예수님을 죽이기로 결의하였다."(요한11,53)
'걸림돌인 예수???'
오늘 복음(요한11,45-56)은 '최고 의회가 예수님을 죽이기로 결의한 말씀'입니다. 죽은 라자로를 다시 살리신 예수님의 표징(기적)을 보고 유다인들 가운데에서 많은 사람이 예수님을 믿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유다인들은 최고 의회를 소집하여 예수님을 죽이기로 결의 합니다.
'왜, 유다인들은 예수님을 걸림돌로 여길까?'
'죄인들로 낙인찍힌 사회적 약자들에게 좋은 일을 많이 하시고 그들을 자유와 해방의 기쁨으로 인도하셨는데, 그들은 왜, 못마땅해 하면서 예수님을 죽이려고 하고, 제거해야만 할 정적(政敵)으로만 여기고 있을까?'
'전통과 율법'이라는 틀 안에만 갇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랬기 때문에 자신들을 구해 줄 메시아가 눈앞에 와 있는데도, 메시아를 메시아로 볼 수 없었고, 메시아로 보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유다인들에게 예수님은 한낱 기적쟁이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전통과 율법이라는 틀에 안주하면서, 그것을 지키고 그것이 깨지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때문에 최고 의회는 가야파 대사제의 예언대로 예수님을 죽이기로 결의합니다.
"여러분은 아무것도 모르는군요. 온 민족이 멸망하는 것보다 한 사람이 백성을 위하여 죽는 것이 여러분에게 더 낫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헤아리지 못하고 있소?"(요한11,49-50)
가야파 대사제의 이 예언대로 예수님께서는 모든 민족을 구하시기 위해, 모든 민족을 하나로 모으시기 위해 돌아가십니다. 그것도 온갖 수모와 처절한 짓밟힘을 당하시고 가장 치욕적인 벌인 십자 나무에 매달리십니다.
이 모습이 바로 참으로 역설적이게도 우리가 믿고 있는, 우리가 지금 여기에서 결코 당하고 싶지 않은, 하느님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입니다.
하느님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픔과 치욕을 기억하면서, 나의 아픔을 이겨냅시다!
(~ 1열왕 22,9)
(이병우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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