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수원주보

Home

게시판 > 보기

오늘의 묵상

3월 30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3-30 조회수 : 281

요한 8,51-59 

우리 역시 아브라함처럼 세례를 통해 새로운 이름을 얻었습니다! 

 

엄마가 제일 싫어할 때는 언제인가? 라는 질문에 여러 대답들이 나왔습니다.

애써 저녁상 차려놓았는데, 아무리 오라 오라 해도 식구들이 안 올 때, 속옷이나 양말 뒤집힌 채

세탁기에 넣을 때, 그리고 이런 대답도 있더군요.

애써 목돈 주고 개명(改名)했는데, 남편이 촌스러운 옛날 이름 떡 하니 부를 때... 

 

이름을 바꾸는 전통은 교회 역사 안에 종종 있어 왔습니다.

회심을 기점으로 사울은 바오로로 개명했습니다.

아브람의 부인 사라이 역시 사라로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베르골료 추기경님 역시 266대 교황님으로 선출되면서 프란치스코라는 새 이름을 선택하셨습니다.

우리 역시 세례 성사를 통해 또 다른 이름이 추가 되었습니다. 

 

고대인들에게 이름은 한 인간 존재를 가리킬 뿐만 아니라 그의 운명을 결정짓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이름이 바뀐다는 것은 운명이 바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느님께서 새로운 이름을 주셨다는 것은 이제 그를 당신 구원 계획안에 큰 역할을 부여하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는 것입니다. 

 

이름을 바꾼다는 것은 과거의 삶과 결별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입니다.

이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겠다는 굳은 결심이요, 종래와는 철저하게도 차별화된 생활을 시작하겠다는 강력한 표시입니다. 

 

오늘 하느님께서 믿음의 조상으로 친히 선택하시고, 큰 민족의 아버지로 세우겠다는 약속의 징표로

아브람의 이름을 아브라함으로 바꿔주십니다. 

 

“너는 더 이상 아브람이라 불리지 않을 것이다.

이제 너의 이름은 아브라함이다.

내가 너를 많은 민족들의 아버지로 만들었기 때문이다.”(창세기 17장 5절) 

 

아브라함에게 하신 하느님의 약속은 힘차고 장엄합니다.

그러나 좀 웃기고 신뢰가 안가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이미 아브라함의 나이는 99세였으며, 아내 사라 역시 이미 가임이 불가능한 연세였기 때문입니다. 

 

자식을 주시려면 진작 주시지, 이 늙은 나이에 자식을 약속하시는 하느님이 야속하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 어이없기도 한 나머지 아브라함은 얼굴을 땅에 대고 속으로 웃었습니다.

그 소식을 들은 사라 역시 한참 웃었습니다. 

 

그러나 거듭된 하느님의 약속에 마침내 아브라함은 믿기 위해 노력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되는 말씀이지만, 하느님이 거듭 말씀하시니 마음을 새롭게 하여 힘차게 응답합니다. “네! 믿습니다. 주님!” 

 

기이하게도 인생을 정리할 나이 100세에 아들 이사악을 얻은 아브라함이었습니다.

인간적 시각으로 볼 때, 가혹함, 기이함은 계속됩니다. 

 

하느님께서는 또 다시 아브라함을 당혹함 속으로 밀어 넣습니다.

정든 땅을 떠나라고 요청하십니다.

자신의 미래이자 전부인 외아들 이사악을 번제물로 바칠 것을 요구하십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앞뒤 따지지 않는 즉각적이고 절대적인 순명으로 하느님으로부터 큰 축복을 받습니다.

그의 자손은 대대로 이어집니다.

그는 전 세계 모든 신앙인들의 모델로 자리매김합니다. 

 

우리 역시 아브라함처럼 세례를 통해 새로운 이름을 얻었습니다.

베드로, 요한, 마리아, 루치아... 

 

우리들의 새로운 이름은 과거의 낡은 삶과 결별하고 주님 안에 새 삶을 시작하겠다는 표현입니다.

우리들의 세례명은 주님의 제자요 자녀로서 그분을 믿고, 그분의 말씀에 순명하겠다는 표현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