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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28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3-28 조회수 : 290

복음 요한 8,21-30


그때에 예수님께서 바리사이들에게 21 이르셨다.

“나는 간다. 너희가 나를 찾겠지만 너희는 자기 죄 속에서 죽을 것이다. 내가 가는 곳에 너희는 올 수 없다.” 22 그러자 유다인들이 “‘내가 가는 곳에 너희는 올 수 없다.’ 하니, 자살하겠다는 말인가?” 하였다.

23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아래에서 왔고 나는 위에서 왔다. 너희는 이 세상에 속하지만 나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 24 그래서 너희는 자기 죄 속에서 죽을 것이라고 내가 말하였다. 정녕 내가 나임을 믿지 않으면, 너희는 자기 죄 속에서 죽을 것이다.”

25 그러자 그들이 예수님께 “당신이 누구요?”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처음부터 내가 너희에게 말해 오지 않았느냐? 26 나는 너희에 관하여 이야기할 것도, 심판할 것도 많다. 그러나 나를 보내신 분께서는 참되시기에, 나는 그분에게서 들은 것을 이 세상에 이야기할 따름이다.” 27 그들은 예수님께서 아버지를 가리켜 말씀하신 줄을 깨닫지 못하였다.

28 그래서 예수님께서 다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사람의 아들을 들어 올린 뒤에야 내가 나임을 깨달을 뿐만 아니라, 내가 스스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버지께서 가르쳐 주신 대로만 말한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29 나를 보내신 분께서는 나와 함께 계시고 나를 혼자 버려두지 않으신다. 내가 언제나 그분 마음에 드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

30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많은 사람이 그분을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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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했습니다. 잠시 뒤, 저를 보며 직원이 “커피 나오셨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잘못된 표현입니다. “커피 나왔습니다.”라고 해야 합니다. 물건을 과도하게 높이는 말은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커피 나왔습니다.”라고 말하면 왜 존댓말을 쓰지 않는다며 화내는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잘못된 표현임을 알면서도 이상한 존댓말을 쓴다고 하더군요. ‘손님은 왕’이니까 손님이 원하는 표현을 쓴다는 것입니다.


마트에 가니, 코로나 규제가 완화되면서 다시 시식 코너가 생겼습니다. 이 코너의 직원이 제게 “한 번 드셔 보세요.”라고 말했습니다. 이 역시 과도한 높임말입니다. 서술어가 둘 이상 이어질 때는 맨 마지막 서술어만 높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들어보세요. 먹어보세요.’가 맞습니다.


다른 이에게 존중받기를 원하는 우리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국어에 맞지 않는 말을 들으면서까지 존중받아야만 해야 할까요? 어린이들은 때로 어른에게 반말로 말합니다. 아직 말을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 사실을 알기에 어른은 화내지 않습니다. 어려서 잘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화내며 존중받기를 원하는 사람은 어쩌면 자존감이 낮은 사람일 것입니다. 낮은 자존감으로 인해 상대방에게 무시당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 존중받지 못합니다. 앞에서는 존중하는 척하면서, 오히려 ‘진상, 꼰대’라는 말을 하지 않습니까?


겉으로만 존중받는 삶이 아닌 진정으로 존중받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더 겸손한 삶이 요구됩니다. 남이 알아주는 삶이 아닌 내가 알아주는 삶이 되어야 합니다. 물론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연약한 인간의 몸을 취해 이 땅에 오신 주님의 겸손을 기억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어떤 분인지를 바리사이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당신을 굳게 믿고 구원의 길로 들어서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을 믿으려 하지 않습니다. 그들 안에 가지고 있는 교만의 마음으로 인해, 알아듣지 못합니다. 자기 생명까지 내놓으면서 영원한 생명을 주시려는 주님 사랑을 깨닫지 못하면서, 의심과 불신으로 주님의 반대편에 서게 됩니다. 겸손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어떤 분이신지 우리는 성경 말씀을 통해, 또 일상 삶 안에서 충분히 깨닫게 됩니다. 그런데 과연 겸손의 덕을 갖추고서 주님을 믿고 따르고 있었을까요? 예수님께서는 “정녕 내가 나임을 믿지 않으면, 너희는 자기 죄 속에서 죽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런 삶을 살아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자기 죄 속에 죽는 삶이 아닌, 주님의 사랑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조명연 마태오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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