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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27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3-27 조회수 : 282

다니엘 13,1-9.15-17.19-30.33-62

요한 8,1-11  

 

하느님의 뜨거운 자비와 인간의 비참이 만나는 아름다운 장면! 

 

간음하다 현장에서 붙잡힌 여인과의 만남입니다.

복음서 여러 아름다운 장면들 가운데 참으로 감동적이고 은혜로운 장면입니다. 

 

최근 예수님께서는 유다인들과 결코 유쾌하지 않은 긴 논쟁을 벌이셨습니다.

예수님 당신의 정체성과 신원을 주제로 격렬한 토론이 벌어졌습니다. 

 

꽤나 피곤하셨던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단골 피정 장소인 올리브 산으로 가셨습니다.

좀 쉬시기도 하시고 밤새 기도하셨을 것입니다.

그리고 아침 일찍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신 예수님께는 또 다시 가르치기 시작하셨습니다.  

 

그때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한 여인을 끌고 왔습니다.

그 여인은 간음하다 현장에서 체포된 여인이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 묻습니다. 

 

“스승님, 이 여자가 간음하다 현장에서 붙잡혔습니다.

모세는 율법에서 이런 여자에게 돌을 던져 둑이라고 우리에게 명령하였습니다.

스승님 생각은 어떠하십니까?”(요한 복음 8장 4~5절)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예수님께 자문을 구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시험하고 고소할 구실을 만들려고 그렇게 말한 것입니다.

그 순간 보여주신 예쉼의 태도가 특별합니다. 

 

“몸을 굽히시어 손가락으로 땅에 무엇인가 쓰기 시작하셨다.”(요한 복음 8장 6절) 

 

이 부분이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대체 예수님께서 그 절체절명의 순간에 땅에 무엇을 쓰셨을까요?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어떤 성경학자는 이 부분이 너무 궁금해서 이것만 연구하다가

결국 답을 못얻고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예로니모 성인께서는 예수님께서 땅에 쓰신 것은 ‘둘러서있는 고발자들의 죄목’이라고 주장하십니다.

중요한 것은 그 누구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당시 율법 학자들 사이에서도 어렵고 곤란한 질문을 받을 경우, 즉답을 피하고 싶을 때, 말없이 땅에 무엇인가 쓰는 습관이 있었다고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과열된 분위기를 진정시키려는 의도에서 그런 행동을 취하셨을 것입니다.

일종의 김빼기 작전, 냉각 작전이었습니다.

동시에 마음의 여유도 얻고, 아버지께 지혜를 구하는 기도를 올리셨을 것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이 세상 그 어떤 현자, 솔로몬 할아버지도 내놓을 수 없는 명답을 내어놓으셨습니다. 

 

“너희 가운데 죄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요한 복음 8장 7절) 

 

하느님의 따스한 자비와 인간의 비참이 만나는 아름다운 장면을 묵상하며 떠오른 생각 한 가지!

우리도 언젠가 뜨거운 하느님의 따스한 자비를 만나는 순간, 그간 켜켜이 쌓아왔던 모든 죄가 눈녹듯이 순식간에 녹아 사라질 것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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