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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25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3-25 조회수 : 333

복음 루카 1,26-38


그때에 26 하느님께서는 가브리엘 천사를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이라는 고을로 보내시어, 27 다윗 집안의 요셉이라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를 찾아가게 하셨다.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였다.

28 천사가 마리아의 집으로 들어가 말하였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29 이 말에 마리아는 몹시 놀랐다. 그리고 이 인사말이 무슨 뜻인가 하고 곰곰이 생각하였다.

30 천사가 다시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31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32 그분께서는 큰 인물이 되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드님이라 불리실 것이다. 주 하느님께서 그분의 조상 다윗의 왕좌를 그분께 주시어, 33 그분께서 야곱 집안을 영원히 다스리시리니 그분의 나라는 끝이 없을 것이다.”

34 마리아가 천사에게, “저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하고 말하자, 35 천사가 마리아에게 대답하였다.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하신 분, 하느님의 아드님이라고 불릴 것이다. 36 네 친척 엘리사벳을 보아라. 그 늙은 나이에도 아들을 잉태하였다. 아이를 못낳는 여자라고 불리던 그가 임신한 지 여섯 달이 되었다. 37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38 마리아가 말하였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러자 천사는 마리아에게서 떠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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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면 주연 배우만 있지 않습니다. 만약 주연 배우 1명만으로 만들어진 영화라면 재미가 반감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영화에는 조연도 필요하고, ‘지나가는 행인 1’과 같은 엑스트라도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영화의 내용이 풍성해집니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주연의 역할도 또 조연의 역할도, 엑스트라의 역할도 모두 필요합니다. 물론 나의 세계 안에서는 자신이 늘 주연이지만, 함께 사는 세상 안에서는 어떤 역할이든 모두 소중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든 늘 주연이 되길 바랍니다. 그래서 자기 뜻과 다르면 틀렸다면서 잘못된 사람으로 취급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하느님께 불평불만을 하고 화풀이하듯이 하느님을 떠나겠다는 말까지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우선 최고의 연출자이신 하느님의 뜻을 알아야 합니다. 영화에서도 감독의 뜻을 제대로 알아야 배우들이 제대로 연기할 수 있습니다. 감독의 뜻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면 그 영화에 함께할 수 없습니다. 감독의 뜻은 전혀 알지 못하면서 자기 뜻대로만 하겠다면, 그 영화는 망칠 수밖에 없습니다. 감독은 아무리 그 배우가 최고의 배우라고 한들, 그 영화에서 배제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삶 안에서 하느님의 뜻을 알고, 따라야 하는 이유도 이와 비슷합니다. 이 세상은 하느님 뜻에 맞춰서 흘러가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미국 소설가 이디스 워튼은 빛을 퍼뜨릴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을 말했습니다. 촛불이 되거나, 그것을 비추는 거울이 되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주연급의 촛불도 빛을 퍼뜨릴 수 있지만, 조연급의 거울도 빛을 퍼뜨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과 함께하는 삶 안에서 어떤 삶이든 감사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과 함께하며 그 뜻을 따를 때, 커다란 작품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탄생 예고를 기념하는 날입니다.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는 천사의 말에 성모님께서는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고 고백합니다. 하느님께 대한 굳은 믿음을 표현하신 것입니다. 믿음에 찬 순명, 그 순명으로 큰 시련을 겪으리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성모님께서는 순명하십니다. 하느님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성경을 보면, 성모님께서는 단 한 번도 주연의 삶을 사시지 않으셨습니다. 그저 하느님의 뜻이 어떤지만을 살펴보시고 그 뜻을 향해 나아가실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이 세상에 구원의 빛이 퍼질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하느님께 대한 굳은 믿음으로 자기 역할을 다하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뜻과 반대되는 주연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 뜻에 철저하게 순명하는 조연이 더 하느님의 사랑을 받게 됩니다.


(조명연 마태오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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