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 네 들것을 들고 걸어가거라."(요한5,8)
오늘 복음(요한5,1-16)은 '예수님께서 벳자타 못 가에서 병자를 고치신 말씀'입니다. 벳자타 못 가에 있는 주랑 안에 눈먼 이, 다리저는 이, 팔다리가 말라비틀어진 이 같은 병자들이 많이 누워 있습니다. 그들은 벳자타 못의 물이 출렁거릴 때 맨 먼저 못에 내려가려고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못의 물이 출렁거릴 때 맨 먼저 못으로 들어가는 이가 치유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서른여덟 해 동안이나 거기에서 기다리고 있는 참으로 불쌍한 병자가 있습니다. "물이 출렁거릴 때에 저를 못 속에 넣어 줄 사람이 없습니다." 라는 그의 말로 보아, 그는 스스로 움직일 수 없는 불구자였습니다.
그런 병자에게 예수님께서 다가가셔서 손을 내미십니다. 그리고 그에게 말씀하십니다.
"건강해지고 싶으냐?"(5,6)
"일어나 네 들것을 들고 걸어가거라."(5,8)
그러자 벳자타 못 가의 병자는 곧 건강하게 되어 자기 들것을 들고 걸어갑니다.
'말씀에 대한 무조건적인 그의 신뢰(믿음)'가 놀라운 치유를 가져옵니다. '서른여덟 해 동안이라는 긴 세월을 포기하지 않고 기다린 그의 인내심'이 놀라운 치유를 가져옵니다.
힘들다고 쉽게 포기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 있습니다. 며칠 전에 일어난 40대 부모와 자녀들 3명이 함께 숨진 사건에 그 바탕에는 엄청난 힘듦과 고통이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부모(아버지)가 그것을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믿는 이들은 어떻게 그 힘듦과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가?'
우리를(나를) 살리시려고 스스로 힘듦과 고통의 길을 걸어가신 예수님 때문입니다. 온갖 수난과 모함을 받으시고 마침내는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예수님 때문입니다. 우리를 위해, 나를 위해 죽으신 예수님, 하느님이신 예수님 때문입니다.
이에 대한 믿음, 작은 믿음만 있으면, 힘듦과 고통을 능히 이겨낼 수 있습니다. 아멘.
(~ 1열왕 14,20)
(이병우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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