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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19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3-03-19 조회수 : 327

사순 제4주일

빛을 볼 수 있는 마음의 눈

 

[말씀]

1독서(1사무 16,1.6-7.10-13)

이스라엘의 첫 번째 임금이었던 사울은 권력에 취하여 하느님의 뜻을 저버린 나머지 버림을 받아 비참한 운명을 맞이하며, 그 자리를 사람들로부터 별 관심을 받지 못하던 이사이 집안의 막내 다윗이 차지한다. 사무엘로부터 기름부음을 받은 다윗은 성령을 충만히 받아 이스라엘 백성의 빛으로 찬란히 빛날 것이다. 공정과 정의로 나라를 다스릴 다윗은, 훗날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 오실 메시아를 준비하거나 상징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2독서(에페 5,8-14)

성령의 빛을 받아 빛 속에 살아가는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모두 빛 안에 사는존재들, 주위의 사물이나 현상들을 제대로 바라보고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춤으로써 어떤 것이 참된 가치를 지닌 것인지, 하느님의 뜻에 부합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판별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또한 이 세상의 어두운 구석들, 거짓으로 위장된 것들을 밝혀내는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다. 당신의 빛을 나누어주신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이 세상에서 죽어 새 세상을 지향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복음(요한 9,1-41)

오늘 복음에서 복음저자 요한은 눈먼 사람의 치유 이야기를 전하는 가운데, 사람이 예수님 앞에서 취할 수 있는 자세를 종합해서 전해준다. 자기가 눈먼 사람임을 인정하고 치유를 간청하는 사람, 이 사람에게는 신앙을 통해 빛이 선사된다. 그러나 치유에 아예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있다. 눈먼 이웃 사람의 고통에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스스로 잘 보고 있다고 믿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치유 받은 그 사람을 판단할 능력이 있다고 믿고 있으며, 결국 치유의 능력을 지니신 예수님까지 판단하는 사람들이다. 치유가 도대체 불가능한 사람들이다.

 

[새김]

학식이 출중한 사람 또는 남을 이끄는 탁월한 능력을 지닌 사람을 가리켜 흔히 빛과 같은 존재라고 치켜세운다. 그러나 그리스도교 신자들에게 있어서 빛은 사람들이 쉽게 분별해 낼 수 있다고 믿는 곳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신망애(信望愛), 곧 믿음과 희망과 사랑이라는 참된 가치가 빛을 발하는 곳에서만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리스도교 신앙 안에서의 빛은 어떤 세속적인 학식이나 능력에 매여 있는 것이 아니다. 신앙의 빛은 근본적으로 하느님으로부터 발산되기 때문이다. 아는 것이, 또는 할 수 있는 것이 많다고 자랑하는 사람들은 이 빛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눈먼 사람과 같은 존재들일 뿐이다. 이 빛은 오히려 세속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때로는 무시하는 사람들 가운데서 발산되는 경우가 많다. 이 빛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이 빛 앞에 자신은 눈먼 사람과 같은 존재임을 의식하고 고백하는 사람에게 비로소 빛이 주어진다. 사순시기는 우리의 본래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는 시기, 그 가운데서도 세례성사 때 받은 빛을 되새기며 빛으로서의 삶을 다짐하고 실천에 옮기는 시기이다.

우리가 받은 세례성사를 기억하며 빛으로서의 삶을 다짐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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