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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17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3-17 조회수 : 328

복음 마르 12,28ㄱㄷ-34


그때에 율법 학자 한 사람이 예수님께 28 다가와, “모든 계명 가운데에서 첫째 가는 계명은 무엇입니까?” 하고 물었다.

29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첫째는 이것이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30 그러므로 너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31 둘째는 이것이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이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

32 그러자 율법 학자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훌륭하십니다, 스승님. ‘그분은 한 분뿐이시고 그 밖에 다른 이가 없다.’ 하시니, 과연 옳은 말씀이십니다. 33 또 ‘마음을 다하고 생각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그분을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자기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이 모든 번제물과 희생 제물보다 낫습니다.”

34 예수님께서는 그가 슬기롭게 대답하는 것을 보시고 그에게, “너는 하느님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다.” 하고 이르셨다. 그 뒤에는 어느 누구도 감히 그분께 묻지 못하였다.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곤도 마리에의 ‘정리의 힘’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곤도 마리에는 세계 최고의 정리 컨설턴트로 유명한데, 정리하지 못함을 ‘버리기’를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솔직히 옷장, 책상 서랍, 책꽂이에 있는 것들을 과감하게 버리기란 쉽지 않습니다. ‘살을 조금만 빼면 이 옷을 입을 수 있을 텐데….’라는 마음으로 옷장에 고이 모셔둔 옷 중에는 20년도 더 넘은 것도 있었습니다(다행히 성김대건성당으로 오면서 드디어 버렸습니다). 책도 그렇습니다. ‘언젠가는 읽을 거야.’라는 마음으로 책꽂이 안에서 먼지가 쌓은 채 있기도 하지 않습니까?


곤도 마리에는 옷걸이에 걸린 옷, 서랍 안에 들어 있는 것, 신발장에 놓은 신발 등 모든 물건을 꺼내서 바닥에 쏟아버리라고 합니다. 산더미처럼 쌓인 물건을 바라보면 그렇게 귀하게 보이지 않게 되고, 내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내게 필요한 것을 찾으라고 합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옷을 사지 않듯이 사이즈가 맞지 않는 옷 등은 과감하게 선택에서 제외하고, 책 역시 지금 사지 않을 것 같은 책을 선택에서 제외하라는 것입니다.


머리가 복잡할 때가 있습니다.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해야 하고…. ‘언젠가는 해야 하는데….’라면서 계속 후회할 일이 늘어날 뿐이었습니다. 생각을 정리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때로는 생각을 한군데에 쌓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차마 버리지 못한 생각, 내가 선택하지 않을 생각을 버려야 지금 무엇을 해야 할지가 분명해집니다. 죽어도 해결될 수 없다고 생각되는 문제를 선택하지 않겠지요. 순간의 만족만을 위해 큰 비용을 치러야 하는 것도 선택하지 않을 것입니다. 물질적인 선택보다 영적인 선택의 중요성도 알게 됩니다.


주님께서도 당시 사람들의 이런 복잡한 상태를 잘 아셨던 것 같습니다. 수많은 계명의 홍수 속에서 어떤 것을 우선순위에 두어야 하는지를 몰랐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주 명확하게 그리고 아주 간단하게 정리해주셨습니다. 그것도 딱 두 개로 말입니다. 즉,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입니다. 사랑을 먼저 생각하면, 지금 무엇을 해야 할지가 분명해집니다. 그리고 사랑의 계명에 충실한 사람만이 “하느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복잡한 마음으로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 마음을 주님 앞에 모두 내려놓으십시오. 그리고 그 마음 중에서 사랑의 실천에 해당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때 마음의 평화와 함께, 하느님 나라를 체험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조명연 마태오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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