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마태5,17)
'사랑을 완성하자!'
오늘 복음(마태5,17-19)은 '예수님과 율법'에 대한 말씀입니다. 율법이라는 틀 안에서 잘 살아가고 있다고 자부했던 바리사이들이나 율법 학자들에게 예수님의 존재는 '가시같은 존재'였습니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자기들의 질서를 파괴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끝까지 그 생각을 버리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죽인 것입니다.
그런 그들에게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율법의 파괴자가 아닌, '율법의 완성자'라고 소개하십니다. 율법의 본질인 사랑을 완성하러 왔고, 율법의 본질을 살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하늘 나라에서 '큰사람'이라 불리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 안에서도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과 같은 모습은 계속 반복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직무대리자, 곧 예수님께서 하신 일을 하라고 기름부음을받고 파견된 사제들을 바리사이들이나 율법 학자들의 모습으로 대하는 신자들도 있어 보입니다.
자신이 만들어 놓은 틀 안에 사제가 들어오기를 바라면서, 그 틀 안에 갇혀있는 신자들도 있어 보입니다. 어떤 신자는 자신이 만들어 놓은 틀 안에 있는 사제만 사제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람들은 하느님도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틀 안에 가두어 놓습니다. 그래서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틀에 하느님이 맞지 않으면 하느님도 거부합니다. 그런 사람들이 바로 '자신들의 전통과 틀을 깨부수지 않고 끝까지 예수님을 거부하고 배척했던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과 같은 사람들'입니다.
'일어지탁(一魚之濁)'
공동체와 세상을 흐트러뜨리고 힘들게 하는 '일어지탁과 같은 존재'가 되지 말고, '공동체와 세상을 살리고 기쁘게 하는 신자들, 율법의 본질인 사랑을 말과 행동으로 완성하는 그런 신자들'이 우리 안에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 1열왕 8,53)
(이병우 루카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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