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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1월 21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4-11-21 조회수 : 110

그는 내 아들이기도 하지만, 만민의 아들, 내 스승, 내 주님이십니다! 
 
 
오랜 준비 끝에 드디어 공생활을 위해 출가하신 예수님, 그리고 나자렛에 남아 계셨던 성모님,
두 분은 비록 몸은 떨어져 있어도 몸과 마음은 언제나 일심동체, 하나였을 것입니다.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이 그러셨듯이 성모님의 머릿속은 온통 아들 예수님으로 가득 차 있었을 것입니다.
특별한 음식을 드실 때는 머릿속에 즉시 예수님 얼굴이 떠올랐을 것입니다.
그러면서 끼니나 챙기며 다니나? 걱정이 앞섰을 것입니다. 
 
오늘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나, 식사나 제때 하고 다니나?
춥지는 않을까?
어디 아픈 데는 없을까?
성모님의 안테나, 주파수는 오로지 예수님을 향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이런 성모님에게 그리 달갑지 않은 소식이 전해집니다.
“마리아! 큰일 났습니다.
아드님 상태가 꽤나 심각한 듯합니다.
사람들이 미쳤다고 합니다.
유다 세력가들과 맞짱을 뜨는 것은 보통이고, 헤로데를 비롯한 고위층의 심기를 거스르는 발언들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그냥 두었다가는 제 명대로 못 살겠는데, 어쩌죠?
우리가 가서 데리고 와야 하지 않을까요?”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성모님은 형제들(아마도 사촌, 팔촌 형제들)을 앞세워 예수님께서 머무시는 곳을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문밖에 나와 있는 사도에게 면회를 신청했습니다. 
 
결과는?
놀랍게도 문전박대였습니다.
어머니가 오셨다고 분명히 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수님께서는 밖으로 나와보지도 않으셨습니다.
그리고는 한술 더 떠 하시는 말씀이 성모님에게는 엄청난 상처가 되었음일 분명합니다. 
 
“누가 내 어머니고 누가 내 형제들이냐?
이들이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마태오 복음 12장 48절, 50절) 
 
나자렛으로 돌아오는 길에 성모님께서 느끼셨을 비참함이 하늘을 찔렀을 것입니다.
문전박대로 인한 수모와 상처는 엄청났을 것입니다. 
 
그러나 성모님은 예수님 입에서 나온 정말이지 이해하지 못할 말씀을 마음에 담고 또 다시 성찰과 숙고를 시작합니다.
지금은 비록 내 귀가 뚫리지 않아서 이해를 제대로 못 하지만, 기도하고 또 기도하다 보면
아들 예수님의 말씀을 제대로 이해할 순간이 올 것을 확신하며, 또다시 깊은 침묵 속에 기도를 시작하셨습니다. 
 
그런 평생의 노력 끝에 마리아의 신앙은 조금씩 성장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어느 순간 위대한 하나의 깨달음에 도달합니다. 
 
“그렇습니다. 그는 내가 낳은 아들이지만, 내 안에 가둬두어야 할 아들이 아니라, 세상을 위해, 주님을 위해, 주님의 백성을 위해 부단히 내어드려야 할 아들, 정말 아쉽지만, 떠나보내 드려야 할 아들입니다.
그는 내 아들이기도 하지만, 만민의 아들, 내 스승, 내 주님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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