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축일은 예루살렘 성전 가까이에 세워진 성당의 봉헌을 기념하는 이 날, 성모님이 원죄 없이 잉태되실 때 충만히 내리신 성령의 감도로 성모님이 어린 시절부터 하느님께 당신을 바치신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전승에 의하면, 성모님의 부모인 요아킴과 안나는 마리아가 세 살 되던 해에 성전에 봉헌하였는데, 세 살 된 마리아가 성전으로 올라갈 때, 계단에는 성모님의 발자국마다 장미가 피어났다고 한다.
오늘 복음에서 악마는 교활하게, 예수님의 육에 따른 친척들을 등장시킨다. 그리하여 사람들의 눈길을 그 친척들에게 향하게 함으로써, 그리스도의 신성을 알아보지 못하게 하려고 했다. “보십시오, 스승님의 어머님과 형제들이 스승님과 이야기하려고 밖에 서 계십니다.”(47절). 이 말은 인간에게서 태어난 이가 하느님의 아들일 수 없다는 말이며, 땅에 뿌리를 두고 있으면서 어떻게 하늘에서 왔다고 하느냐는 말이다. 예수님께서는 그를 보시며 “누가 내 어머니고 누가 내 형제들이냐?”(48절) 하신다. 그리고 제자들을 가리키시며 “이들이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다.”(49절) 하신다. 그분은 말씀을 따르는 이들을 가리키신다. 말씀을 실천하는 관계로 당신과 맺어진 이들에게 가족관계에 따른 모든 명칭을 붙인다. 당신의 말씀을 실천하며 따르는 사람들을 가리키신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50절) 신앙으로써 주님의 형제자매가 될 수 있다면, 우리는 어떻게 그분의 어머니가 될 수 있을까? 바로 복음을 전함으로써 그분의 어머니가 된다. 이것은 주님을 낳아, 듣는 이들의 마음에 그분을 불어넣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삶을 통해 이웃의 마음에 주님께 대한 믿음과 사랑이 생겨나도록 하는 사람이 어머니다. 마리아는 하느님의 말씀을 믿고 받아들이셨고 그것을 구체적으로 실천하셨기 때문에 복되신 분이시다. 그리스도는 진리이시며 육신이시다. 그리스도는 마리아의 마음속에서 진리이시며, 마리아의 태중에서 육신이시다. 그분의 어머니이신 것은 그 진리를, 말씀을 실천한 분이시기 때문이다. 우리도 말씀을 실천하며 자신을 하느님께 봉헌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마리아를 닮는 우리가 되도록 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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