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로이시오 곤자가(1568~1591)는 이탈리아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습니다. 알로이시오의 아버지는 아들을 군인으로 키우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어린 아들에게 군복을 입혀 열병식에 참여시키고 원정 훈련에도 데려갔습니다. 어느 날 알로이시오는 장난으로 대포에 화약을 장전했는데, 그만 대포가 발사되고 말았습니다. 이에 전쟁이 일어난 줄 안 군인들은 비상 상황에 돌입했습니다. 알로이시오는 대포의 반동으로 인해 목숨을 잃을 뻔했고, 그 일로 군인이 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선교사가 되고 싶었던 알로이시오는 열 살이 조금 넘자 혹독한 수행에 들어갔습니다. 일주일에 사흘을 빵과 물로 살았고, 밤에는 차가운 바닥에 앉아 밤새 기도를 드렸습니다. 아무리 추운 날에도 방에 불을 피우지 않았습니다. 정결을 지키려고 여자들 앞에서는 시선을 항상 아래로 향했습니다. 알로이시오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공작 가문에서 귀족 교육을 받았고, 야고보 성인 기사단에도 입단 했습니다. 알로이시오는 아버지에게 “예수회에 들어가겠습니다.”라고 말했지만, 아버지는 극렬하게 반대했습니다. 어느 날, 아버지는 아들의 방을 들여다보고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들이 피가 나도록 자신의 몸에 매질하는 것을 목격한 것입니다. 결국 아버지는 아들의 예수회 입회를 허락했고, 알로이시오는 자신에게 부여된 귀족으로서의 모든 권한을 포기했습니다. 그러고는 예수회에서 청빈, 정결, 순명을 서원했습니다. 알로이시오는 수도회에 들어간 목적을 “나는 뒤틀린 쇠토막입니다. 뒤틀린 것을 바로 잡으려고 수도회에 들어왔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알로이시오는 신학 공부를 열심히 해 사제가 되었습니다.
로마에 흑사병(페스트)이 돌았습니다. 알로이시오는 병에 걸린 불쌍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구호 활동을 했습니다. 길에서 죽어가는 수많은 사람을 예수회 병원으로 데려왔습니다. 환자들의 모습은 비참했고, 그들 몸에서는 지독한 냄새가 났습니다. 알로이시오는 그들을 정성을 다해 돌보았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흑사병 환자를 등에 업은 후 그도 흑사병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알로이시오는 기도 중에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에 세상을 떠날 것이라는 계시를 받았습니다. 그날이 왔습니다. 알로이시오는 손에 십자가를 꼭 쥐고 예수님을 부르며 하늘나라로 올라갔습니다. 스물넷의 젊은 나이였습니다. 알로이시오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려고 애쓴 성인입니다.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이끄는 문은 넓고 길도 널찍하여
그리로 들어가는 자들이 많다”
(마태 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