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께서 하느님 나라로 떠나시고 어느새 여섯 번째 봄꽃이 피고 졌습니다. 신부님을 생각하면 너무도 마음이 저리고 아프지만, 정겹고 감사함이 노을처럼 번져오는 뭉클한 기억을 꺼내 봅니다.
신중하고 단호하고 단정한 성품의 신부님과 함께했던 공동체는 더없이 평화롭고 기쁨이 가득했었습니다. 저 또한 20년 봉사 여정에서 하느님 보시기에 참 좋은 날들을 보냈었습니다.
신부님의 가르침에 따라, 낯가림 심한 제 아내는 제대회 회원으로, 큰아이는 복사로, 막내는 중고등부 해설자로 가족 모두 지금도 기쁘게 봉사하고 있습니다.
신부님께서 집 축복을 해주시며 주신 선물 '이집에 평화' 액자는 지금도 저희와 함께 있는데 아쉽게 신부님만 곁에 안 계십니다. 현재 큰아들은 은행원, 막내는 소방관이 되어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모두 신부님께서 주신 사랑 덕분입니다.
모든 이에게 희망이며 꽃이셨던 신부님을 뵐 수는 없지만 우리와 영원히 함께 계시다는 것 믿고 위안하며 부끄럽지 않게 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서종민 바오로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