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남부의 작은 마을 루르드에 소녀 벨라뎃다(1844~1879)가 살았습니다. 그녀의 집은 가난했습니다. 아버지가 운영하던 방앗간이 망하면서 옛날에 감옥으로 사용했던 작은 집으로 이사했습니다. 그곳에서 여섯 식구가 살았습니다. 1858년 2월 11일, 벨라뎃다는 동생, 친구와 함께 땔감을 구하러 강둑 위에 있는 마사비엘 동굴 쪽으로 갔습니다. 동생과 친구가 땔감을 주우러 강 건너로 가자 벨라뎃다도 강을 건너려고 양말을 벗었습니다. 바로 그때 동굴 앞에서 환히 빛나는 불빛을 보았습니다. 그 빛 속에는 흰옷을 입은 여인이 벨라뎃다를 보며 미소짓고 있었습니다. 성모님의 첫 번째 발현이었습니다. 벨라뎃다는 동생과 친구에게 이 놀라운 이야기를 해주며 비밀로 하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동생이 부모에게 말했고, 부모는 벨라뎃다에게 다시는 동굴에 가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벨라뎃다는 동굴로 갔습니다. 그곳에서 성모님의 발현을 여러 차례 보았고, 마을에 소문도 났습니다. 벨라뎃다는 보고 들은 것을 솔직하게 말했으나 주변 사람들은 믿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신부와 주교도 믿지 않았습니다. 벨라뎃다의 딱한 처지를 아신 성모님은 주교에게 전하라며 특별한 메시지를 주셨습니다. 성모님의 메시지를 전해 들은 주교는 그제야 믿었고, 사람들이 벨라뎃다를 따르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이 벨라뎃다를 따라 동굴로 가자 성모님이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사람들 눈에는 성모님이 보이지 않았고, 벨라뎃다에게만 보였습니다. 성모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샘을 파라. 그리고 그 물을 마시고, 그 물로 몸을 씻어라.” 벨라뎃다는 말씀대로 샘을 팠습니다. 물이 흐르자 그 물을 마셨고, 몸도 씻었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벨라뎃다가 미쳤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곳에서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나무에서 떨어져 팔을 못 쓰게 된 한 소녀가 아픈 팔을 샘에 담그자 깨끗하게 나은 것입니다. 또, 어떤 엄마가 죽어가는 아기를 데려와 샘물로 씻겨주자 아기가 방글방글 웃으며 살아났습니다.
성모님은 그 후에도 여러 번 동굴에 발현했습니다. 벨라뎃다가 성모님께 누구신지 물었습니다. 그러자 성모님은 “나는 ‘원죄 없는 잉태’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뜻은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으로 원죄에 물들지 않고 잉태되었다.’입니다.
성모님은 가난하고 배운 것이 없으나 맑은 영혼을 가진 소녀를 택해 그 앞에 모습을 드러내 보이셨습니다.
“맑은 영혼은 하느님 나라의 초대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