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아들을 낳고 늦게 세례를 받은 제가 마흔쯤 되었을 때, 성당에서 엄마와 기도하는 네 살 가량의 어린아이를 보았습니다. ‘모태신앙인가보다....’라고 짐작하며, 그럴 기회가 없는 저는 마냥 부러워하기만 했었습니다.
때마침 제 여동생이 아기를 낳았습니다. 아기가너무 예뻐서 자주보러 갔었는데,“우리도 하나 더 낳을까?”라는 남편의 말에 “성모님이 주시면 낳아야지.” 하고 무심코 말했습니다. 그리고 몇 달 후 임신증상이 있었지만, ‘아니겠지?’라고 생각하며 계속 미루다가 늦게 병원엘 갔습니다. 기적처럼 아기가 생긴 것이었습니다. 함께 성체를 모실 태중의 아기를 생각했는지, 저는 성령에 이끌려 매일 미사에 참례하게 되었습니다. 주로 새벽미사를 다니면서, 주님께 다가가려고 애썼습니다.
그 아기가 유아세례를 하고 첫영성체를 받았을 때, 저는 예쁘고 사랑스러운 우리 발렌티나를 주신 주님께 감사를 드리며, ‘이제 주님께서 길러주세요.’라고 봉헌의 기도를 한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초등 3학년 말, 복사를 하러 제대에 오른 천사같은 아이의 모습이 너무나 감사해서 또 눈물이 났던 기억도 떠오릅니다. 그렇게 딸이 커가면서 저도 영적으로 점점 성숙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