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틸다(895~968)는 독일의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머니는 덴마크의 왕녀였습니다. 당시 상류사회에서는 자녀 교육을 수도원에 맡겼습니다. 마틸다의 부모도 그녀를 친척이 원장으로 있는 수녀원으로 보냈고, 그곳에서 다양한 교육을 받았습니다. 마틸다가 수녀원에서 공부하고 있을 때 그녀의 어질고 슬기로운 품행이 세상에 알려져 독일 공작의 아들과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결혼한 지 10년 후쯤, 독일 황제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마틸다의 남편이 황제로 추대되었고, 마틸다는 황후가 되었습니다. 황후는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 병든 사람을 정성껏 보살폈습니다. 그래서 백성들은 황후를 존경했습니다.
당시 독일 왕국의 주변에는 적들이 많았습니다. 그들은 늘 갑작스럽게 독일을 공격해왔습니다. 황제가 군대를 이끌고 전쟁터로 나가 나라에 없을 때, 황후는 나라의 훌륭한 어머니 역할을 했습니다. 자식과 남편을 전선으로 보낸 사람들과 가난한 사람들을 각별하게 보살폈습니다. 그들을 위해 값진 옷과 보석도 아낌없이 내놓았습니다.
황제가 갑자기 중병에 걸렸습니다. 마틸다는 극진히 간호했으나 황제는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마틸다는 어린 두 왕자를 불러놓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희들이 보는 바와 같이 황금 왕관을 쓰던 황제라 하더라도 때가 되면 보통 사람들과 똑같이 죽고 하느님의 심판을 받는다. 그러니 너희도 선을 행하고 악을 피해야 한다. 그래야만 백성에게 존경받고 하느님의 뜻에 합당한 황제가 된다.”
그런데 큰아들과 작은아들은 권력을 놓고 서로 싸웠습니다. 이 때문에 마틸다는 근심과 눈물로 밤을 지새우며 두 아들의 화해를 위해 기도했습니다.
형이 황제가 되었을때, ‘마틸다 황후가 가난한 사람들을 구한다는 핑계로 황실의 재산을 낭비하고 있다.’는 거짓 소문이 돌았습니다. 두 형제는 어머니의 재산을 몰수하고 어머니를 수도원으로 보냈습니다. 마틸다는 깊은 상처를 받았지만 수도원에서 두 아들을 용서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마틸다 황후가 궁전을 떠난 후에 나라에는 온갖 재앙이 일어났습니다. 전쟁에서도 늘 패배했습니다. 성직자와 제후들은 하느님께서 내리신 벌로 생각해 황제에게 어머니를 모셔오도록 청했습니다. 황제는 잘못을 뉘우치고 그들의 말에 따랐습니다.
궁전으로 다시 돌아온 마틸다는 하루에 두 번씩 가난한 사람에게 음식을 주었고, 맛있는 음식이 나오면 제일 먼저 불쌍한 사람에게 주었습니다. 그리고 헐벗은 사람을 손수 목욕시켜 주었습니다.
노자의 『도덕경』에 ‘지상용(知常容)’이란 말이 있습니다. ‘영원한 진리를 알면 너그러워집니다.’라는 뜻입니다. 마틸다는 영원한 진리를 알았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