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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주

작성자 : 홍보실 등록일 : 2021-01-18 15:42:48 조회수 : 537


포도주


향긋한 포도의 향을 머금은 포도주는 맛도 일품이지만, 건강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사람들에게 널리 사랑받는 술입니다. 미사성제에서 성혈로 변화되는 포도주는 그리스도를 따르는 교회의 가장 소중한 술이기도 합니다. 포도주는 가장 오랜 과실주로 여겨집니다. 성경은 노아는 포도밭을 가꾸는 첫 사람이 됐다고 하고 노아가 포도주에 취한 일화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노아의 방주가 내려앉았다는 아라랏 산은 터키, 즉 소아시아 지역에 있는데 이 지역은 포도의 원산지기도 합니다.


이 포도주 생산 기술을 주도한 것은 바로 수도원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베네딕도회와 시토회는 지금도 유럽을 비롯한 미국, 칠레 등에서 포도주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수도 생활의 규율이 담긴 성 베네딕도 규칙서에도 하루에 마실 포도주의 양을 제시할 정도로 중세 수도원의 포도주에 대한 사랑은 대단했습니다. 프랑스 생피에르 수도원 포도주 담당이었던 페리뇽 수사(1638~1715)는 포도주 병마개로 코르크를 처음으로 사용했습니다. 코르크 마개 사용은 포도주의 숙성을 한층 도왔고, 탄산가스가 담긴 포도주, 샴페인 주조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기도와 육체노동으로 봉헌의 삶을 살던 시토 수도회 수사들의 주요 업무 중 하나는 포도 재배와 포도주 생산이었습니다. 수사들은 토양과 기후에 맞는 포도 품종을 개량했고, 지금과 같은 모습의 포도 재배와 포도주 양조 기술을 만들어 냈습니다.


우리나라의 포도주도 교회와 연이 깊습니다. 복자 윤유일 바오로는 최초의 한국산 포도주를 빚었습니다. 1790년 윤유일은 사제가 조선에 올 날을 준비하며 북경 구베아 주교에게서 미사도구, 포도나무 묘목과 함께 재배법, 포도주 제조법을 배워왔습니다. 후에 중국에서 주문모 신부가 들어온 후 1795년 조선 땅에서 첫 미사가 봉헌됐는데, 이때 윤유일이 재배해 담근 포도주가 성혈로 축성됐습니다.

그리스도인에게 포도주는 단순히 술이 아닙니다. 그리스도는 우리에 대한 사랑으로 이 잔은 너희를 위하여 흘리는 내 피로 맺는 새 계약이다.”라며 우리에게 잔을 건넵니다. 포도주 잔을 들 때마다 우리는 그 응답을 하고 있는지 돌아봅시다.


출처 | 가톨릭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