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1495~1550)은 포르투갈의 한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부모님은 신앙심이 깊었습니다. 그러나 요한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요한이 일곱 살 때, 스페인 사람으로부터 스페인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모험심이 강했던 요한은 집을 나와 스페인으로 갔습니다. 어머니는 아들의 가출에 충격을 받아 세상을 떠났고, 아버지도 몇 년 후에 돌아가셨습니다. 요한은 스페인의 백작 가문 일꾼으로 들어가 그곳에서 15년을 살았습니다. 이후 전쟁이 일어나자 요한은 군인이 되어 전쟁터로 갔지만, 군 생활은 방탕했습니다. 죽을 고비도 두 차례나 넘겼습니다. 고향이 그리웠고, 부모님도 보고 싶었습니다. 고향에 돌아오니 부모님은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습니다. 자신의 불효로 부모님이 돌아가셨다고 생각한 요한은 속죄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부모님께 지은 죄와 군에서 지은 죄에 대해 보속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것은 이슬람교도에 의해 아프리카로 끌려간 그리스도 신자들을 구출해내는 것이었습니다. 요한은 아프리카로 가는 도중 포르투갈에서 억울하게 추방당해 죽음만 기다리는 불쌍한 가족을 만났습니다. 불쌍한 사람을 돕는 것이 하느님의 뜻이라 생각한 요한은 갖고 있던 모든 돈을 그들에게 주고 스페인으로 돌아왔습니다.
요한은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아빌라의 성 요한이 ‘죄’에 대해 강연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과거의 죄가 다시 생각났습니다. 이제까지 자신의 보속은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군중들 앞에 자신의 죄를 큰소리로 고백하며 옷을 찢고 몸을 때리고 차가운 바닥에 머리를 찧었습니다. 그렇게 용서를 구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가 미쳤다고 생각해, 정신병원에 입원시켰습니다. 그곳에서 다시 아빌라의 성 요한을 만났습니다. 그에게서 따뜻한 위로와 영적 치유를 받은 요한은 이제부터 자선하기로 결심하고, 열심히 일해 돈을 모아 작은 병원을 차렸습니다. 그리고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을 무료로 치료해 주었습니다. 요한은 후원을 받기 위해 바구니를 들고 여기저기 다녔습니다. 그때의 일화입니다. 요한의 자선을 의심하는 한 귀족이 거지로 변장해 병원을 찾았습니다. 요한은 그를 깨끗이 씻기고, 음식을 먹여 편히 쉬게 했습니다. 다음날, 그 사람이 떠나려 하자 요한은 주머니에 있는 돈을 모두 꺼내 주었습니다. 얼마 후 그 귀족은 하인을 통해 용서를 빌며 막대한 후원금을 보내왔습니다. 이러한 요한의 이웃사랑은 점차 퍼져나갔습니다. 사람들은 요한을 하느님께서 보내신 ‘천주의 요한’이라 불렀습니다.
자신이 지은 죄를 ‘진심으로’ 뉘우치면 하느님께서 ‘새로운 길’을 열어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