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저는 주님의 자녀로 다시 태어나며 ‘십계명’을 꼭 지키겠다고 맹세하였습니다.
하지만 가족 중혼자 성당에 다니는 저는, 어느 순간 ‘귀찮음’과 ‘나태함’으로 인해 성당을 멀리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그냥 집에서 쉬자.’
‘오늘은 여행가야 하니까 어쩔 수 없지.’
‘주일을 거룩히 지내라.’라는 말씀을 가볍게 여긴 나….
가슴 저 한편에서 부르시는 그분의 목소리마저 외면해 버린 나….
그렇게 저는 안일한 마음으로 뜨문뜨문 미사에 참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는 그동안의 나태함을 속죄하는 마음으로 미사 시작 전에 성당에 갔습니다. 그리고 고해성사를 드렸습니다.
“신부님, 저는 대건안드레아로 다시 태어난 축복을 받았음에도 ‘주일을 거룩히 지내라.’라는 가장 쉬운 약속마저 지키지 못하였습니다.”
고해성사를 마친 후 성전 뒤편에 앉아 조용히 묵상하던저에게 갑자기 봉사자 한 분이 다가와 말씀하셨습니다.
“형제님, 오늘 미사 시간에 보편 지향 기도를 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성당을 다니며 처음 받은 부탁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나태’의 죄를 고백한 저에게도 이런 큰 영광을 주신 주님의 부르심에
놀라고 감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날 저는 맨 앞자리에 앉아 그 어느 때보다 경건하게 미사에 참여하며 제 목소리가
성전에 울려 퍼지는 영광까지 누릴 수 있었습니다.
이날 예수님의 복음 말씀이 아직도 제 마음을 울립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 20).
언제나 저와 함께하시는 분이 계셔서 저는 너무 행복한 사람입니다.
글ㅣ이태화 대건안드레아(범계 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