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13년 세례를 받고 모태신앙인 남편과 같은 해에 혼배성사를 올렸습니다. 그리고 이듬해 낳은 첫 아이와
2년 뒤에 낳은 둘째 아이도 백일 무렵 유아세례를 받았습니다. 우리 가족은 바로 옆집에 사셨던 시어머니, 시외할머니와 함께 매주 주일 미사에 참례하며, 본당 신자들의
눈길을 끌곤 했습니다.
80세 후반이었던 ‘왕할머니’는 장난꾸러기 증손주 두 명에게 늘 커다란 사랑을 주셨고, 손주며느리인 제게도 항상 '사랑한다.'고 말씀해 주시는 따뜻한 분이었습니다.
가끔 시어머니가 안 계실 때도 저는 아이들과 함께 꼭 할머니를 모시고 주일 미사를 드리곤 했습니다.
건강하실 땐 어머니와 매일 미사를 드리러 성당에 다니시며 밤낮으로 기도하셨던 우리 ‘왕할머니’.
작년 가을부터 급격히 쇠약해지시는 와중에도 저희는
왕할머니를 모시고 늘 함께 성당에 다니며 할머니를 위해
기도드렸었는데, 올해 1월의 마지막 주일, 할머니께서
주님의 품으로 가셨습니다.
저는 그날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왕할머니의 임종에 많이
울고 하느님께 기도도 많이 드렸지만, 아직도 늘 아쉽고 그립습니다.
매달 제게 매일미사 책을 선물하시면서, ‘둘째 녀석이 특히 장난꾸러기이지만 훌륭한 아이가 될 거다.’라며
‘늘 기도해라. 수고한다. 고맙다.’라고 해 주셨었는데…. 지금도 주일날 성당에 가면, 성당 마당에 서 계시던 할머니 모습이 늘 아른거립니다.
천사 같던 우리 최순덕 모니카 할머니.
하늘나라에서 할머니가 사랑하셨던 하느님과 행복하게 계세요! 우리 나중에 만나요, 사랑합니다.
글ㅣ홍수민 페트라(백암 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