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 순례는 시간여행과 같이 긴 시간을 거슬러 오래된 기억을 떠올리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마산 성요셉 성당은 1900년부터 시작된 마산지역 전교 역사의 선봉장이었던 곳입니다. 현재는 마산과 창원이 통합되어 지리적으로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완월동 마산 성지여자중·고등학교 교정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마산 성요셉 성당은 경남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석조 성당으로, 기존에 있던 한옥을 헐고 1928년 4월부터 1931년 6월까지 3년간의 긴 공사를 통해 완성되었습니다. 신자들이 직접 돌을 옮기고, 깎고 잘라서 외벽을 올린 전형적인 석조건물입니다. 돌은 기계로 깎은 것이 아닌, 통석을 가져와 현장에서 수작업으로 깎아 만들었기에 겉면이 울퉁불퉁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더욱 멋스럽게 보입니다. 12월에 방문했지만, 벽에 손바닥을 올려보니 그 촉감과 질감이 참 따뜻했습니다. 신자들이 3년이란 긴 시간을 공들여 올린 건물이어선지 외벽에도 그들의 뜨거운 신심이 스며들어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마산 성요셉 성당은 옛날부터 인근 주민들에게 ‘돌성당’이라 불리었다 합니다. 이 멋진 돌성당은 인근 주민들에게도 좋은 인상을 심어주었습니다. 새벽에 종탑에서 울리는 아름다운 종소리로 시간을 알았다고 하는 걸 보면, 신자는 아니지만 지역주민의 삶에도 성당은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성지여자중·고등학교의 건물들이 마산 성요셉 성당을 너무도 가깝게 에워싸고 있다는 것입니다. 소중한 근대유산이며 가톨릭의 소중한 역사인데 조금만 공간을 두어 여유롭게 지어졌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컸습니다.
마산 성요셉 성당은 교정 안에 위치하여 출입 허가를 받아야 들어갈 수 있습니다. 입구를 지나 언덕길을 올라가면 자그맣고 아름다운 성당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석조로 된 종탑과 장미 문양의 둥근 스테인드글라스 창이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옅은 회색의 석조와 장미 문양의 스테인드글라스 창이 빚어내는 조화로움이 마치 이 땅의 건물이 아닌 것처럼 보였습니다. 목조로 된 문을 열고 들어가면 오래되었지만 그 색이 너무나 고운 아치형 목골 천장과 그 사이사이를 메운 회반죽의 순결함으로 인해 금세 기도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작고 아담한 성당 한 곳에 앉아 성전의 아늑함에 감싸여, 이 아름다운 성당을 지으신 믿음의 선조들의 신앙을 한껏 묵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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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성요셉 성당은 신자 수가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1975년 완월동 성당이 건축되자, 본당으로서의 역할을 완월동 성당에 넘겨주고 현재의 마산 성지여자중·고등학교 교내에 남겨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