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간입니다. 그 시작은 ‘주님 수난 성지 주일’입니다. 교회 공동체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파스카 신비를 완성하시고자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사실을 기념합니다. 함께 모여 나뭇가지를 손에 들고 그리스도를 임금으로 고백하고, 그리스도를 통하여 들어갈 영원한 예루살렘을 희망하는 날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노래합니다.
주님이 거룩한 도성 예루살렘에 들어오실 때, 히브리 아이들이 생명이신 주님의 부활을 외쳤네. 손에 손에 종려나무 가지 들고 부르는 노랫소리, “높은 데서 호산나!”
이어서 전례 주년의 정점인 ‘파스카 성삼일’을 지냅니다. 교회는 이때 우리 구원의 가장 큰 신비를 장엄하게 거행합니다. 곧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묻히셨으며 부활하신 주님을 특별한 예식으로 기념하는 것입니다.
‘주님 만찬 성목요일’을 통해 우리는 성체 성사의 제정과 사제직, 곧 성품 성사의 제정을 기념합니다. 제2독서 코린토 1서 말씀을 통해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여러분은 이 빵을 먹고 이 잔을 마실 적마다 주님의 죽음을 전하는 것”이라는 소명을 되새기고, 복음을 통해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며, “내가 너희에게 한 것처럼 너희도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 준 것이다.”라고 하시는 예수님의 사랑을 기억합니다.
‘주님 수난 성금요일’에는 ‘주님 수난 예식’을 거행합니다. 그 시작은 사제가 제대 앞에 나아가 경의를 표하고 얼굴을 바닥에 대고 엎드려 침묵 중에 기도한 후 일어나 교우들을 바라보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하느님, 옛 죄 때문에 온 인류가 물려받은 죽음을 성자 우리 주 그리스도의 수난으로 없애 주셨으니 천상 은총의 힘으로 저희를 거룩하게 하시어 그리스도를 닮은 새사람이 되게 하소서.”
이어 말씀 전례와 십자가 경배, 영성체가 이루어집니다.
‘성토요일’에는 교회는 주님의 무덤 옆에 머물러 주님의 수난과 죽음, 저승에 가심을 묵상합니다. 전통적으로 이날에는 기도와 단식을 하며 주님의 부활을 기다립니다.
성주간이 시작되었습니다. 부활을 향해 나아가는 이번 한 주의 여정 안에서, 성금요일 전례를 시작하며 드리는 “그리스도를 닮은 새사람이 되게 하소서.”라는 사제의 기도를 마음으로 기억하시길 청합니다. 부활, 새로운 삶. 우리에게 내려주시는 하느님의 위대한 사랑을 향해 마음을 모으는 성주간이 되시길 빕니다.
글ㅣ김동우 바오로 신부(원곡 본당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