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힘이신, 하느님께 노래를~!”
김태진 신부님의 생활 성가 “축제”를 힘차게 노래하면, 아이들이 집무실로 모이기 시작합니다. 아직 성당이 완공되지도 않아 가건물로 된 성당임에도 아이들의 표정은 밝기만 합니다.
2009년 첫 주임으로 발령받은 경기도 광주에 있는 초월 본당은 저에게 사제로 사는 삶에 밑바탕이 된 곳이었습니다. 본당 공동체 교우들의 모습을 통해 하느님께서 함께 계심을 체험하며 사목할 수 있었기에, 그 마음은 아직까지도 강렬하게 남아 있습니다.
추운 겨울날, 컨테이너 교리실을 사용해야 하는 레지오 단원들이 갑작스러운 정전으로 난방도 되지 않는 곳에서 촛불 하나 켜놓고 기도하기 시작하면, 곳곳에 교리실에서 돌림노래로 기도 소리가 들립니다. 장마철, 많은 비가 와서 곤지암천이 범람하여 성전 안까지 물이 잠기는 상황이어도 어느샌가 교우들의 발걸음이 하나둘 모여, 수해 복구 작업에 여념이 없습니다. 또한, 동고동락하던 교우의 선종 소식으로 교우분들의 조문이 이어지고, 빈소에서는 위령기도 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장례미사 때에는 자신의 가족처럼 미사를 봉헌합니다.
당시 외적으로는 갖추어진 성당이 아니었지만, 수많은 사목 현장 안에서 저에게만큼은 아름다운 신앙공동체로 기억되는 초월 본당이었습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며 “우리들의 힘이신, 하느님께 노래를~!” 불러봅니다.
글ㅣ남승용 십자가의 요한 신부(교구 대건청소년회 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