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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운(마우리시오)” 신부님

작성자 : 홍보실 등록일 : 2023-02-03 08:44:24 조회수 : 454

저희 시어머니에게는 잊지 못할 신부님이 계시다고 합니다. 저희 가남 성당은 오랫동안 이천 성당 태평리 공소로 있다가 1993218일에 본당으로 승격되었습니다.

 

그때 부임하신 초대 신부님은 뉴질랜드 국적의 성 골롬반 외방선교회 고마운(마우리시오)” 신부님이셨습니다. 신부님은 한국 이름을 고마운으로 정해 쓰셨습니다. 먼 타국 땅의 시골 성당으로 부임하셔서 언어도 서툴고 모든 것이 낯설고 어려웠지만, 신부님은 순박하고 착한 신자들을 너그러운 마음으로 보살펴 주셨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신부님 부임 4개월 후에 신부님의 61세가 되는 회갑을 맞이하게 되었고, 본당 신자들은 서둘러 잔치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형제들은 천막을 치고, 돼지를 잡았고 자매들은 국수를 삶고, 부침개를 부치는 등 모두가 한 마음으로 잔치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 중 가장 어려웠던 게 한복과 머리에 쓰는 정자관(程子冠) 마련이었는데, 외국인 신부님이시다 보니 키가 커서 사이즈 맞는 기성복을 구할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할 수 없이 자매들이 직접 옷감을 준비해서 신부님께 손수 한복을 지어 드렸다고 합니다. 그렇게 성황리에 회갑 잔치를 끝냈고, 다 함께 기념 사진을 찍었다고 합니다.

 

저희 시어머니에게는 이름만큼 고마웠던 고마운신부님, 신부님께서는 2019727일 향년 86세로 고향 뉴질랜드에서 선종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글ㅣ지경숙 프란체스카(가남 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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